‘취사병’으로 상징되던 군대 급식도 대기업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대폭 개방하고 있다. 1971년부터 50여 년간 급식을 자체 운영해 온 군이 최근 민간 위탁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국방부와 업계에 따르면 공군 제8전투비행단과 육군 제36보병사단은 병사 식당 민간 위탁을 위한 경쟁 입찰을 진행 중이며 복수의 급식 대기업이 참여를 검토 중이다. 이미 공군 20전투비행단 등 3곳엔 아워홈이, 육·공군 4개 부대엔 동원홈푸드가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6월부터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30연대에선 삼성웰스토리가 급식을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 국방부는 이렇게 민간에 급식을 맡기는 부대를 기존 26개에서 49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계획대로면 올 연말에는 군 전체 인원 38만6000명 중 15%(약 5만8000명)가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밥을 먹게 된다.
기존의 군 급식은 식재료만 조달받고 조리는 장병들이 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그러다 보니 식단 구성이 제한되고 취사병이 지나치게 많은 인원의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한계가 컸다. 여기에 코로나 시기였던 2021년 격리 중인 일부 병사에게 제공된 부실 급식을 중심으로 논란이 커지며 국방부는 이듬해부터 군 급식을 민간에 개방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중소 업체에만 입찰을 허가하다가 작년부터는 삼성, 현대, CJ 등 대기업 급식 계열사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군 급식 단가는 한 끼 기준 4000원 안팎(1일 3끼 1만3000원)으로 3000원대 후반~4000원대 초반인 초·중·고 급식과 비슷하다. 단가가 높지는 않지만 일반 회사의 구내식당과 달리 매 끼니를 먹는 인원이 일정하고 하루 삼시 세끼를 모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뛰어들 만한 장점이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급식 업계는 주로 20대 초중반이고 활동량이 많은 장병들 특성을 반영해 ‘회오리 감자’나 수제 버거처럼 젊은 층이 좋아하는 음식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군대나 학교 모두 끼니당 단가는 비슷하지만 군대는 인원 수가 더 많다는 장점이 있고, 학교는 군 부대와 달리 도심에 있어 운송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