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장모씨는 출근길에 나서기 전 일정 걸음 수를 충족하면 포인트를 주는 앱(애플리케이션) 세 개를 동시에 켠다. 각 앱이 목표로 하는 1만 보, 5000보 등의 걸음 수를 채우기 위해서다. 목표를 달성하면 10원 정도씩을 적립할 수 있다. 지하철로 이동할 때는 각종 금융사나 백화점 등의 앱을 순회하며 ‘출석 체크’를 하고 포인트를 받는다. 점심 먹고 쉬는 시간이 생기면 각종 앱에서 퀴즈를 풀거나 설문조사에 참가해 포인트를 챙긴다. 매달 이렇게 모은 포인트는 대략 1만~2만원 정도다.
작년부터 시작한 고물가 현상이 올해까지 계속 이어지면서 ‘티끌 모아 태산’으로 적은 돈이라도 차곡차곡 모으는 ‘짠테크’(아낀다는 뜻의 ‘짜다’+재테크)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10원, 20원 모아서 뭐 하냐는 사람도 있지만 인플레이션에 금리 인상까지 겹쳐 살림이 팍팍한 시대엔 이런 ‘이삭 줍기 재테크’가 도움이 된다. 짠테크 노하우를 유형별로 나눠서 소개한다.
◇'10원떼기’이지만… 걸으면서 돈 쌓기 유행
요즘 앱테크 중엔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가 대세다. 건강도 챙기고 돈도 벌어보자는 취지다. 토스 앱 내의 ‘만보기’ 기능을 활용하면 1000보와 5000보를 걸었을 때 각각 10원씩, 1만 보를 걸을 때 20원이 적립된다. 하루에 1만 보를 걸으면 40원이 쌓이는 것이다. 여기에 매일 토스에서 지정하는 장소 5곳을 방문해 인증하면 100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한 달을 채우면 4000원 이상을 모으게 된다.
삼성 계열 금융사의 통합 앱 ‘모니모’ 이용자라면 매일 5000보를 걷고 ‘젤리’라는 일종의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1젤리에 대해서 10~100원 사이의 금액이 무작위로 적립된다. KB 스타뱅킹 앱은 한 주 3만5000보 달성 시에는 100원, 7만 보 달성 때는 500원을 적립해준다. 짠테크족의 필수 앱으로 불리는 ‘캐시워크’에서도 하루 1만 보를 걷게 되면 100캐시(일종의 포인트)가 쌓인다. 이렇게 쌓인 캐시는 앱 안에서 커피나 편의점 상품, 치킨·피자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기프티콘으로 교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은 6300캐시다.
◇출석 포인트는 기본, 퀴즈 풀면 ‘보너스’
하루 한 번 접속하는 이른바 ‘출석 체크’를 하면 포인트를 주는 앱이 적지 않다. 삼성 ‘모니모’의 경우 하루 한 번 앱에 접속만 하면 1젤리(10~100원 무작위)를 준다. 한 달 동안 빠짐없이 매일 앱에 접속하면 1000원 넘는 금액으로 교환할 수 있는 이른바 ‘스페셜 젤리’를 받는다. 이 출석 체크를 완료하면 한 달간 적어도 1300원을 모을 수 있다.
퀴즈 풀기 등 과제를 수행하면 포인트를 주는 앱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H포인트(현대백화점 통합 멤버십), 신한SOL(신한은행), 신한플레이(신한카드), KB페이(KB 국민카드) 앱에선 매일 이용자들에게 퀴즈를 내고 맞히는 사람에게 약 10원가량의 보상을 하고 있다.
◇대중 교통비 할인으로 고정비 아끼기
대중교통 중심 통합 이동 서비스 ‘티머니GO’ 앱은 카드를 등록하고 주 3일 이상 대중교통을 타거나 서울시 공공 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할 경우 하루 100원, 월 최대 3000원의 ‘대중교통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또 대중교통과 자전거·킥보드 등 다른 이동 수단을 복합적으로 이용하면 ‘환승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따릉이로 갈아타는 경우 100원, 공유 킥보드 ‘씽씽’은 200원, 고속·시외버스로 갈아타는 경우 500원을 준다. 이런 방식으로 월 최대 5000원까지 모을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하고 카드사들이 발급하는 공공 교통카드인 ‘알뜰교통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교통비 절약 방법이다.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 이용 시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에 비례해 최대 20% 마일리지를 지급하고 카드사가 약 10%의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교통카드다. 마일리지는 대중교통을 타러 가는 이동거리가 800m 이상인 경우 대중 교통비에 따라 달라진다. 대중교통 요금이 2000원 미만이면 이용 1건당 최대 250원, 2000원 이상 3000원 미만이면 최대 350원, 3000원 이상인 경우 최대 450원이 적립된다. 교통비 절감액이 월 1만∼4만원 수준이다.
교통비 할인을 해주는 카드도 최근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롯데카드 ‘로카 모빌리티 반띵 카드’는 전달 이용 금액이 40만원 이상이면 버스·지하철 이용액의 50%를 월 최대 1만원, 8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2만원까지 할인해준다. 대중교통 할인을 받은 금액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월 실적’에 포함되는 것이 장점이다. 삼성카드 ‘탭탭 오(taptap O)’는 전월 30만원 이상을 사용하면 교통비를 10% 할인해준다. 대중교통과 택시 요금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데 할인 한도가 5000원이다. 신한카드 ‘미스터 라이프’는 오후 9시~오전 9시 택시를 타면 10%를 깎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