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조원 넘게 늘면서, 대기업 집단 가운데 8위로 올라섰다.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불거진 가운데 그동안 윤 정부와 껄끄러운 관계였던 카카오그룹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그룹 상장사 10개사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총 41조47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1조3580억원(3.38%) 증가했다. 카카오그룹은 이날 대기업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시가총액이 1% 넘게 불어났다.
카카오는 이날 주가가 8.5%(3650원) 오르며 시가총액 20조원 선을 되찾았다. 카카오 시가총액이 20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카카오페이도 하루 만에 주가가 20% 넘게 급등했다. 연기금이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주식을 각각 320억원, 160억원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밖에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에스엠 등도 주가가 소폭 올랐다.
카카오그룹은 시가총액 기준 대기업집단 8위로 한계단 올라섰다. 한화그룹의 시가총액이 전날보다 7890억(1.99%) 넘게 줄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카카오그룹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은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른바 ‘콜(호출) 몰아주기’ 혐의와 ‘콜 차단’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총 995억원을 부과받았다.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또 순액으로 계산해야 할 매출을 총액으로 계산한 문제로 지난달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4억원 등 중징계 결정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의 횡포가 매우 부도덕하고 반드시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자,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카카오 경쟁사로 꼽히는 NAVER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만에 1조300억원 줄었다. 네이버는 시가총액 기준 대기업집단 1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