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소중한 가족으로 여기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금융사들이 반려동물 가구를 겨냥한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전에는 강아지의 병원비 정도를 보장하는 수준의 상품이었다면, 지금은 1000만 반려인 시장을 잡기 위한 창의적인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반려동물 라이프케어 서비스 ‘펫케어’를 농협금융 앱에 내놨다. 펫케어는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에이아이포펫의 인공지능(AI) 건강체크 기능을 담았다. 반려동물의 눈·피부·치아 등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면 AI가 이상징후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외에도 동물병원 찾기·질병백과·양육꿀팁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예적금 상품도 많다. 하나은행은 ‘펫사랑 적금’을 운영하고 있다. 이 상품은 가입 기간 1년에 기본금리 2.3%를 적용하는 상품으로 펫사랑 서약을 하면 연 0.1%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DB손해보험의 반려동물 배상책임보험 서비스에 무료 가입할 수 있는 혜택도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8일 반려동물 가구에게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페퍼스 펫적금 with 핏펫’ 적금 상품을 선보였다. 별도의 우대금리 조건 없이 연 5.5%의 기본 금리를 제공한다.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사들도 ‘펫보험’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최근엔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이 반려인을 위해 출시한 새로운 해외여행보험 담보가 화제였다. ‘항공기 지연사고발생 반려견(묘) 돌봄서비스 추가 비용’ 담보다. 항공기 지연이나 결항 시 반려인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비용을 보상해 주는 상품이다. 귀국 항공편이 지연 또는 결항으로 인해 도착 예정 시간보다 4시간 이상 늦게 도착할 경우, 반려견(묘)을 맡긴 위탁돌봄서비스나 펫시터 서비스 추가 비용을 여행 기간과 관계없이 보험가입금액(10만원) 내에서 보상해 준다.
이 배경엔 증가하는 반려동물 가구가 있다.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한국에서 개, 고양이, 금붕어 등과 같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552만 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말(536만) 대비 2년 새 2.8% 증가했다. 전체 가구에서 반려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5.7%로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