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금융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가 “비트코인 가치는 10년 안에 0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파마 교수는 ‘시장은 효율적이기 때문에 모든 정보가 자산 가격에 즉각 반영된다’는 효율적 시장 가설로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파마 교수는 지난달 30일 동료인 루이지 진게일스 시카고대 교수 등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캐피털리즌트’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공급이 제한된 특성상 전적으로 수요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데, 이로 인해 변동성이 극심해진다”며 “실질 가치도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파마 교수는 진게일스 교수가 비트코인의 가치가 10년 안에 0이 될 확률에 대해 묻자 “거의 1(100%)에 가깝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렇게 가치가 0이 되는 잠재적 붕괴가 언제 일어날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트코인이 붕괴하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화폐 이론을 처음부터 다시 정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폐를 교환의 매개체로 설명하는 기존 화폐 이론으로 비트코인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자신의 예측이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라며 “틀릴 가능성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파마 교수는 비트코인의 주요 리스크로 ‘51% 공격’을 꼽았다. 비트코인은 데이터를 분산해서 저장하기 때문에 해킹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하지만, 특정 세력이 네트워크의 51% 이상을 장악하면 이를 통제해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강력하게 규제할 경우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파마 교수는 비트코인과 금을 비교하며 “비트코인과 달리 금은 실제로 다양한 활용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금은 주얼리, 전자 부품, 산업용 등으로 실제 활용되지만 비트코인은 그런 실질적 용도가 없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비트코인의 잠재적 사용 사례 하나는 인정했다. 정치적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초부유층 개인을 위한 헤지(위험 분산)다. 그는 “내가 권력자이고 돈을 숨기고 싶다면 비트코인은 나에게 꽤 매력적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