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삭 머리를 한 스트레이 키즈의 현진(왼쪽)과 다크 사이렌 화장을 한 배우 한소희. /현진 인스타그램, 한소희 인스타그램

“군대 까까머리 아니야?”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멤버 현진과 ‘세븐틴’의 버논 헤어스타일을 보면 나오는 반응입니다. 두피가 살짝 보일 정도의 짧은 헤어스타일, 흔히 말하는 반삭(반+삭발)입니다.

<1>대공황엔 짧은 머리

그들 만이 아닙니다. 최근 컴백 선언을 한 팝스타 저스틴 비버, 드라마 ‘왕좌의 게임’과 ‘기묘한 이야기’에 출연한 배우 조셉 퀸,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의 뮤직비디오 ‘toxic till the end’에 출연한 모델 에반 모크 등도 비슷한 헤어스타일입니다. 올해 초 패션계를 휩쓸고 있는 ‘버즈 컷(Buzz Cut)’입니다.

/배우 조셉퀸 인스타그램

버즈컷이란, 전기 이발기 클리퍼를 작동할 때 나는 ‘윙윙(buzz)’ 소리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미국 군대에서 신병들의 머리를 짧게 밀 때 전기 이발기가 널리 사용되며, 버즈컷이라는 명칭이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에서도 주로 입대를 앞둔 청년들 또는 복무 중인 육·공군병들이 많이 합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버즈컷’이 유행하는 것을 두고 ‘경기 침체기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기에는 짧은 헤어스타일이 유행하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관리가 쉬운 짧은 머리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특히, 1930년대 대공황이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짧은 머리가 유행했다고 합니다.

<2>불황에 진해지는 화장

다크 사이렌 화장을 한 배우 제나 오르테가 /제나 오르테가 인스타그램

여성들의 얼굴에서도 불황은 묻어납니다. 이미지 공유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가 발표한 올해의 메이크업 트렌드는 ‘다크 세이렌’입니다. 아이라인을 두껍게 그리고, 그 위에 파란색 등 진한 아이새도우를 바르는 화장입니다. 국내에서는 배우 한소희와 전종서, 해외에서는 드라마 ‘웬즈데이’ 출연 배우 제나 오르테가와 톱모델인 벨라 하디드, 가브리에트 등이 주로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때 유행한 ‘스모키 화장’과 같은 계열입니다.

눈화장이나 입술화장이 진해지는 것도 불황의 증거로 여겨집니다. 불황기에는 화장품 소비가 줄어들지만, 작은 사치를 위해 특정 제품이 더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립스틱처럼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기분 전환 효과가 있는 화장품이 잘 팔린다고 해서 ‘립스틱 효과’라고도 불렸습니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이 많아졌던 코로나 시기 이후에는 립스틱 대신 눈화장이 강조되는 트렌드가 나타나며 ‘아이새도 효과’로 불립니다. 결론적으로 눈이든 입이든 불황기에는 진한 화장이 유행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3>강한 인상과 자기 방어 심리

1930년대 대공황 패션 /Shutterstock.com

짧은 머리나 진한 화장은 강한 인상을 줍니다. 이는 경제가 어려울 때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자기 방어 심리에서 강한 인상을 만들려고 한다고 합니다. 1930년대 대공황기에 짙은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이 유행하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반삭에 짙은 눈화장이 특징인 고딕 펑크 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것이 이를 반영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황금기 선언’과 달리, 전 세계는 제2의 대공황 혹은 금융위기를 준비하는 것일까요? 이런 걱정이 기우에 그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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