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집값 상승 기대감이 다시 강해지면서 주택연금의 인기가 급격히 식었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주택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맡기고, 그 집에 계속 거주하면서 매달 노후 생활비를 연금 형태로 받는 제도다.
5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올해 1월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가 762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1507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2023년 6월(710건)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치다.
주택연금 가입은 지난해 9월 869건, 10월 1070건, 11월 1275건, 12월 1507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올 1월 넉 달 만에 확 꺾였다. 집값 상승 심리로 연금 대신 집을 팔아 차익을 챙기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연구원은 1월 부동산 시장 소비자 심리 조사 결과에서 서울 주택 매매 시장 소비 심리 지수가 110.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140.6을 기록한 뒤 5개월 연속 하락해 12월 107.7까지 떨어졌지만, 6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주택연금은 집값이 계속 오를 거란 기대가 약할 때 빛을 발한다.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데, 집값이 오르면 집값 상승의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집을 갖고 있다가 적당한 시점에 팔아 시세 차익을 남기면 더 큰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에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 대출은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5대 은행의 2월 말 가계 대출 잔액은 736조7519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조931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