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이 각자도생을 위해 재무장을 시작하면서 유럽 주요 방위산업 종목들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유럽 군비 증강의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방산·조선주 주가도 크게 들썩이는 중이다.
유럽 최대 종합 방산 기업인 독일의 라인메탈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53%, 독일 방산 전자 기기 전문 기업 헨솔트는 75%, 영국 항공우주 보안 기업 BAE시스템스와 이탈리아 군수 보안 산업 레오나르도도 각각 33%, 50% 올랐다.
방산주 상승에 힘입어 독일의 대표 주가지수인 DAX는 최근 한 달간 5%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썼다. 프랑스 CAC40 지수도 지난해 5월 찍었던 사상 최고가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 방산 기업들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뜨거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시장에 K9 자주포, 천무 등을 수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한 달간 70%, K2 전차를 수출하는 현대로템도 17% 올랐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25%), 대성하이텍(47%) 등 주요 방산주들과 HJ중공업(39%), 한화오션(37%) 등 조선주들도 동반 급등했다. 국내 방산주에 투자하는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벌써 82% 수익률을 달성했다. ETF 수익률 순위에서도 방산 관련 ETF가 ‘톱5’ 중 4자리를 차지했다.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은 2023년 2조4600억달러(약 3593조원)로 전년 대비 7.4% 늘어나며 사상 최대였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유럽 각국의 군비 증강 기조에 국내 방산 기업들의 이익 성장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방산 업체에 고르게 투자하는 ETF보다 유럽과 한국의 방산 업체에 집중 투자하는 ETF가 이익 전망이 높다”고 했다. 신규 수주 확대에 따라 한국 방산 업체의 ‘수퍼 사이클(초호황)’이 한창 진행 중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JP모건은 “연간 19조원에 달하는 한국 방산 업체의 신규 수주량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한국 방산 업계의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plenty of room to go)”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