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하루 동안 총 43개 종목에 대한 공매도 거래가 모두 금지됐다. 전날 공매도 거래가 전면 재개된 후 관련 거래량이 몰리며 무더기로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개별업종에서 단기적인 ‘수급 쇼크’가 나타났다고 진단하면서도 실질적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따라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3월 31일 장 마감 후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4개, 코스닥 시장에서 29개 종목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분류했다. 공매도 거래액 1위를 기록한 반도체 대장주 SK하이닉스(2298억원)를 포함해 한미반도체(873억원), HD현대일렉트릭(440억원), HLB(208억원), 카카오(195억원) 등이 꼽혔다.
공매도 비중은 대부분 20~30%대였지만 마이크로디지탈과 한샘은 각각 60.4%, 43.9%로 전체 거래의 절반이 공매도 거래이기도 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후에도 금지 당일 주가가 5% 이상 하락한다면 공매도 금지 기간은 연장된다.
과열종목은 대부분 반도체·배터리·화학·게임·제약 업종에서 나왔다. 반도체에서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제주반도체가 지정됐고, 배터리·화학 업종에서는 SKC, 엔켐, 레이크머티리얼즈 등이 있었다. 카카오, 엔씨소프트, 위메이드맥스 등 게임 및 IT 기업과 HLB제약, 삼천당제약, 네이처셀 등 제약·바이오 기업도 대거 포함됐다.
그 외 SK, 롯데지주 등 지주회사와 CJ제일제당, JYP Ent.도 과열종목으로 꼽혔다.
한시적으로 과열종목 지정 기준이 강화됐다지만, 첫날 공매도 수급이 예상보다 과도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날 지정된 과열종목 수가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 1개월(2023년 10월 3일~11월 3일)간 지정된 종목 수(41개)보다도 많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에 따라 일부 개별 종목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 두 달간 한시적으로 공매도 과열종목 기준을 강화했다. 기존엔 당일 공매도 대금이 2배로 증가한 경우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30% 이상일 때, 코스닥은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이 5배일 때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 조건을 충족하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번 확대 운영으로 4월에는 당일 공매도 대금이 두 배로 증가한 경우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20% 이상일 때, 5월에는 25% 이상일 때로 기준이 바뀌었다. 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도 4월은 3배, 5월은 4배로 조정됐다.
증권가에선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된 만큼 관련 거래가 몰리며 종목별 단기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질적인 이익 창출 능력과 미래 업황 전망에 따라 주가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봤다. 다만 시기는 기업별로 다를 전망이다.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성장산업에 속한 기업은 초기 충격 뒤에도 비교적 빨리 안정될 수 있다.
향후 공매도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업과 업종에 대한 옥석 가리기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높은 밸류에이션이나 단기 이슈로 상승한 종목은 공매도 표적이 되기 쉽고 하락 폭도 클 수 있어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