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시장 거래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에서 연이틀 주식 주문 처리 문제가 발생했다. 키움증권은 갑작스럽게 거래량이 급증했기 때문이고 조처를 해 정상화했다고 설명했으나,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4일 오후 12시 50분쯤 ‘주문 처리 지연 정상화’를 공지했다. 키움증권은 “일부 주문에서 발생했던 지연 현상은 정상화했다”며 “주문 처리가 지연됐던 경우 ‘미체결’ 또는 ‘체결 확인’ 화면을 통해 주문 처리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해 달라”고 했다.
키움증권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서 주식 주문 접수가 지연되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후 오전 10시 40분쯤 정상화했다고 한 차례 공지했으나,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선고하던 11시 20분쯤부터 다시 문제가 생겼다. 이후 1시간여가 지나서야 다시 주식 주문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키움증권은 전날에도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과 MTS에서 개장 후 1시간 동안 주식 주문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키움증권은 주문량이 몰리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장 초반부터 주문이 급증했다는 취지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단순히 주문량 급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키움투자증권은 국내주식 일평균 약정 기준 3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평소에도 개인 투자자의 거래가 몰리는 일이 많다는 의미다. 코스닥 시장 활황 당시 매일 10조~20조원 거래될 때도 끄떡없었다.
이에 키움증권이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 출범에 맞춰 마련한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 문제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투자자가 매매 주문을 내면 SOR을 통해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더 유리한 곳으로 주문을 낸다. 두 거래소에 주문수량을 나눠 보낼 수도 있다.
키움증권은 넥스트레이드 거래에 참여하는 증권사 중 유일하게 자체 SOR을 구축하고 있다. 주식 커뮤니티에선 키움증권 MTR 등에서 ‘SOR 사용 안 함’ 설정을 하면 매매 지연 문제가 나아질 수 있다는 조언이 공유되기도 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SOR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키움증권은 주문 불안정 문제로 고객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손실 관련 민원을 받기로 했다. 로그 기록 등을 토대로 보상할 계획이다.
키움증권 고객들은 보상을 떠나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키움증권을 떠나 다른 증권사로 옮기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키움증권 고객 게시판에는 “금융의 다른 이름은 신뢰인데 키움증권이 돌아오지 못할 강을 연이틀 스스로 건넜다”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가야겠다” “키움 탈퇴 운동이라도 벌이자” 등의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