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관세 전쟁과 국내 정국 불안 등으로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최근 1470원을 넘어 15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고, 안전 자산 선호에 따른 엔화 강세로 100엔당 원화가 1000원대로 뛰었다.

달러, 엔화 등이 모두 원화 대비 강세이면서 환율 변동성도 커지자 최근 환차익을 노린 ‘환테크(환율+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무료 환전’을 강점으로 내세운 트래블 카드가 대거 출시되면서 새로운 환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각종 환테크 방법마다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전 수수료 등이 제각각이라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래픽=김성규

◇트래블 카드는 재환전 수수료 따져봐

최근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끄는 트래블 카드는 대부분 무료 환전을 내세우고 있다. 트래블 카드는 원화를 외화로 환전해 전용 외화 통장에 예금하고 이를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카드가 전용 통장에서는 원화를 외화로 환전할 때 수수료가 없다. 그래서 트래블 카드 사용자들은 해외여행용뿐 아니라 환테크 수단으로도 쓰고 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이 있다. 대부분 트래블 카드는 거꾸로 남은 외화를 원화로 재환전할 때 수수료가 붙는다. 재환전 수수료는 신한카드의 ‘SOL트래블카드’가 0.5%,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가 1%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다 보니, 현지에서 필요하면 추가로 환전하는 식으로 사용하는 게 재환전에 대한 부담이 줄고 더 유리한 방식”이라고 했다.

온전한 환차익을 얻으려면 재환전 수수료가 없는 상품들을 눈여겨볼 만하다. 토스뱅크는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통해 환전하고 트래블 카드를 이용해 사용할 수 있다. 이때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환전과 재환전 모두 수수료가 없다. 한편 신한은행의 ‘SOL트래블 외화예금’은 재환전 수수료가 0.5% 붙지만, 충전해놓은 달러에는 연 1.5%, 유로화는 연 0.75%의 금리가 붙는다.

◇달러예금 금리 연 3~4%

시중은행들은 트래블카드와 연계된 전용 외화 통장 외에도 다양한 외화예금을 제공한다. 외화예금은 현지 통화 금리를 따라가기 때문에 기간에 따라 달러는 연 3~4%대, 유로화는 연 1%대, 엔화는 0%대 금리를 준다. 엔화, 유로화의 경우 금리가 낮기 때문에 지금보다 강세일 것으로 보고 투자한다면 일반 외화예금보다 환전 수수료가 없는 트래블카드와 연계된 전용 외화 통장을 살펴보는 게 유리하다.

달러 예금은 금리가 연 3~4%이므로 금리, 재환전 수수료, 환율 우대 수수료 등을 비교해 트래블카드가 나은지 외화 예금이 나은지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시중은행에서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인 연 4%를 적용해 지난 3개월간 수익률을 비교해보자. 3개월간 원화 환율은 1453.6원에서 1466.9원으로 올랐다. 100만원을 투자해 수수료 없이 순수하게 환차익만을 얻는다면 9150원가량을 버는 셈이다. 만일 금리가 연 4%, 환율 우대율이 70%인 경우를 보자. 환율 우대율이 70%라는 것은 은행에서 달러를 살 때 환율을 70% 할인해준다는 의미고, 100%면 수수료가 없는 셈이다. 한편 금리로 얻은 수익에서는 15.4%의 이자소득세를 빼야 한다. 이를 전부 감안하면 금리 연 4%, 환율 우대율 70%일 때 수익은 1만1599원가량이 된다. 60% 우대 시에는 9578원 등으로 낮아진다. 즉 환율 우대가 60% 이상이어야만 금리가 연 4% 수준인 외화 예금을 이용하는 게 수수료 없이 투자할 때보다 유리하다.

◇ETF·달러보험으로 환테크

환테크에는 달러 환율이나 엔화 환율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한 투자법도 있다. 달러나 엔화 가치가 떨어질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 가치 변동의 2배 수익률을 내는 레버리지 상품 등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거래 수수료 등이 붙는다.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만기 시점에 받는 보험금을 달러로 수령하는 달러보험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험은 위험 보장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단순히 환차익을 얻기 위한 상품으로 추천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