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90일 유예 조치를 실시하자 미국 주식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식 시장의 오랜 격언인 “공포에 사라”는 말처럼, “지금이 사야할 때”라는 미국 주식 시장 상승론이 조금씩 나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14일 종전 ‘중립’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로 인해 금융 사고의 단기적 위험이 완화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시장 변동성과 금융적 위험, 다른 반발 요인들을 다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블랙록은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저의 경제와 기업 실적이 여전히 견조하며, 인공지능(AI)과 같은 거대 동력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블랙록은 다만 미국 주식에 대해 3단계로 이뤄진 ‘비중확대’ 중 가장 낮은 1단계(+1) 의견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블랙록은 “정책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성장과 주식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도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번 실적 발표 기간에 개별 종목에 대한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권리) 매수가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개별 종목에 대한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권리) 매수 압력이 지난 9일의 주가 폭등 이후에도 극단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 실적 발표일에 주가가 반등하는 전형적인 신호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여전히 미국 주식 시장에는 콜옵션 대비 풋옵션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이는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실적 발표일 전후로 기대되는 주가 변동폭(내재 변동성)은 15년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실적 이벤트를 앞두고 매우 긴장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분석가들의 목표주가 대비 평균 상승 여력은 최근 12년 중 두 번째로 높다”며 “이는 실적 기간 상방 베팅의 비대칭적 이점(업사이드 서프라이즈)이 클 수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확신을 너무 강하게 갖지 말고 손절 시점은 빡빡하게 설정하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로 경제적 타격을 재정 및 통화 완화로 상쇄하려는 일종의 ‘마스터 플랜’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매튜 혼바흐 전략가가 이끄는 팀은 ‘한 번 속으면 네 탓, 두 번 속으면 내 탓’이라는 제목의 고객 노트에서 “투자자들은 여러 차례 시장에 농락당할 대비를 해야 한다”며 “현재 투자자들이 직면한 수많은 도전 과제 중 특히 두 가지가 시장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하나는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어떤 마스터 플랜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계획이 얼마나 자주 바뀔 수 있을지 예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하를 한다고 해도 “기대한 만큼 효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그런 계획의 문제는 통화 및 재정 정책이 무역정책 변화에 비해 시차를 두고 작용한다는 점”이라며 “소비자심리는 이미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 전부터 약해지고 있었고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교역국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는 조치가 소비심리에 실제 안도감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