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매물 부족에 따른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11월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9년여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집값 불안이 전국으로 확산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매매·전세·월세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서울·수도권·지방 등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아파트가 빵이면 밤을 새워서 만들겠다” 같은 정부·여당 인사의 발언이 이어져 불붙은 부동산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한 달 전보다 1.02% 올랐다. 월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1%대를 기록한 것은 2011년 10월(1.1%) 이후 9년 만이다. KB국민은행 통계(1.83% 상승)만큼은 아니지만, 정부 조사에서도 최근 전세난이 전국적으로 심각하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1.09% 상승했고, 특히 인천(1.92%)이 급등세를 보였다. 지방에서는 울산 아파트 전셋값이 2.11% 올랐고, 대전(1.22%)과 부산(1.17%)도 전세시장 불안이 이어졌다. 세종 아파트 전셋값은 11월에도 5.25% 오르면서 올해 누적 상승률이 49.34%에 달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이날 진행한 ’2021년 건설·주택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전셋값은 4%, 수도권은 5%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대차 시장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집값 상승률도 반등했다.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75%로 한 달 전(0.4%)보다 0.35%포인트 올랐다.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값은 1.33% 올랐는데 광주를 뺀 부산·대구·대전·울산이 모두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전세 수요 일부가 중저가 주택 매매 수요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