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밀집 지역의 전경./고운호 기자

2·4 부동산 대책 이후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매물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주택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4.8로 지난주(103.5)보다 1.3포인트 높아졌다. 매매수급지수는 중개업소 설문 조사와 인터넷 매물 분석 등을 통해 수요와 공급 심리를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넘어 숫자가 커질수록(최대 200) 매수 심리가 강하다는 의미이고, 100보다 낮으면 매수보다 매도 심리가 더 강하다는 의미다.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연초 100을 웃돌다가 2·4 대책 발표 직후인 2월 둘째 주부터 내려가기 시작해 4월 첫째 주 96.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내 반등해 6주 연속 상승 중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투기 사태로 공공 주도 공급 정책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매수 심리가 살아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 후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는 등 경고 메시지를 냈지만 매수 심리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 아파트 매물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집값 불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아실’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21일 기준 4만6590가구로 이달 1일(4만8152가구) 대비 3.2%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이번 주 0.1% 오르며 2·4 대책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등 재건축 호재가 있는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서초구는 0.2% 오르며 2019년 12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하반기다. 최근 2년간 서울 집값은 상반기에 안 오르고 하반기에 많이 뛰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여왔다. 보유세 산정 기일인 6월 1일 전 절세 매물이 나오며 집값이 주춤하다가 이후 매물이 사라지면서 다시 오르기를 반복했다. 올해는 6월 1일부터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도 10%포인트 높아지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매물 절벽’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주택 수요에 비해 시장에 매물이 너무 적으면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