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전철 4개 노선이 잇따라 뚫린다. 오는 3월 서울 노원구 당고개역~경기 남양주 진접지구를 잇는 4호선 연장선(진접선)이 첫 테이프를 끊는다. 5월에는 3개 노선이 동시 개통한다. 서울 강남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신분당선 신사~강남 구간, 교통 오지로 꼽히는 서울 관악구를 여의도까지 이어줄 경전철 신림선, 경기 부천 소사역에서 고양 대곡역을 잇는 대곡소사선 원종~소사 구간이다.

“전철따라 돈이 흐른다”는 부동산 격언이 있다. 그만큼 전철은 부동산 가격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개통할 전철은 수도권 핵심지를 지나는 노선이 많아 주변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송윤혜

◇신분당선 신사역까지… 신림선 타고 여의도 직행

올해는 강남권에 새 전철이 선을 보인다. 신분당선 강남역~신사역 구간이다. 2011년 개통한 신분당선은 서울 강남역과 경기 수원시 광교역을 잇는 길이 31㎞ 광역전철이다. 부동산 핵심이자 주요 업무지구로 꼽히는 광교~분당~판교~강남을 지나 이른바 ‘황금노선’으로 불린다. 신분당선 연장은 강남에서 용산까지 7.5㎞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이 확정돼 있는데, 이 중 1단계로 강남역에서 신사역까지 2.53㎞ 구간이 먼저 개통한다.

총 3개역이 들어서는데 모두 강남을 지나는 기존 노선과 환승이 가능해 주목된다. 신논현역에서 9호선, 논현역에서 7호선, 신사역에서 3호선으로 각각 갈아탈 수 있다. 경기도 분당·판교, 용인 수지, 광교 등지에서 여의도·송파·서초·삼성 등 주요 업무지역으로 출퇴근하기 편리해질 전망이다. 신분당선이 지나는 경기 남부지역이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신림선 경전철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교통 오지로 꼽히던 서울 관악구 등 서남권 주민 숙원 사업이었다. 신림선은 영등포구 샛강역에서 출발해 동작구 대방역과 보라매역을 거쳐 관악구 신림역과 관악산역을 잇는 총 7.8㎞ 노선이다. 11개 역이 새로 생긴다. 신림선을 이용하면 버스 등으로 40분 이상 걸리던 여의도와 관악구 이동시간이 20분 이내로 크게 줄어든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신림선은 관악구에서 여의도로 직행하는 전철이 생긴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1·2·7·9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더 크다”고 했다.

◇진접선·대곡소사선에 남양주·고양 들썩

경기도에도 올해 2개 전철 노선이 새로 개통한다. 먼저 다음달 진접선이 운영에 들어간다. 진접선은 4호선 종착역인 서울 노원구 당고개역에서 남양주 별내지구를 거쳐 진접지구까지 연장하는 14.8㎞ 노선이다. 별내지구와 진접2지구·왕숙1신도시, 오남지구, 진접1지구를 연결한다.

4개 역이 새로 생기는데 풍양역을 제외한 3개역이 올해 우선 개통한다. 남양주 북부지역에서 서울역까지 출퇴근하려면 현재 1시간30분~2시간 정도 걸리는데 진접선이 개통하면 1시간 안팎으로 줄어든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별내와 진접, 왕숙 등 남양주 일대 주거지의 입지 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경기 서부권을 남북으로 잇는 대곡소사선 1단계 노선도 관심을 모은다. 대곡소사선은 두 구간으로 나눠서 개통한다. 올해는 부천 소사~원종 노선이 개통한다. 원종에서 한강을 가로질러 고양 대곡역을 잇는 구간은 2023년 1월 개통할 예정이다. 대곡소사선이 뚫리면 대곡역에서 부천 소사동까지 이동 시간이 기존 1시간에서 20분대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역세권 주요 아파트값 1년새 2억 안팎 상승

통상 새 전철이 들어오는 주변 지역은 발표·착공·개통 시기에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다. 지난 1년 사이에도 올해 개통하는 전철역 주변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후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고, 지역에 따라 하락세를 보이는 곳도 있어 전철 개통 효과가 어떻게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올해 개통하는 전철은 핵심 업무지구와 연결되는 노선이 많아 개통 이후 실제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만족도가 상당히 높을 것”이라며 “수도권 집값이 하락한다고 해도 신설 전철 주변 지역은 어느정도 가격 방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