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는 설계를 무단으로 변경하고,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때도 무단 설계 변경이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됐었는데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국토교통부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조위는 “39층 바닥 시공 방법 및 지지방식을 당초 설계와 다르게 임의 변경하고, 지지방식도 콘크리트 가벽으로 변경해 바닥 슬래브 하중이 설계보다 증가했다”고 사고 원인을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초 재래식 거푸집 설치 방식이었던 설계 방식을 더 적은 지지대를 사용하는 데크 플레이트 방식으로 임의 변경하면서 동바리라고 불리는 하부 가설 지지대 대신 콘크리트 수직벽을 설치했다. 이 때문에 바닥 슬래브에 적용되는 하중은 2.24배 높아졌고, 그 하중이 중앙부로 집중됐다.
고층 건물의 경우 최소 3개 층에 설치해야하는 하부 가설지지대가 조기 철거되면서 바닥이 하중을 버티지 못해 무너진 것이 연쇄 붕괴를 불러 일으켰다. 사조위는 “하부 가설지지대를 조기 철거해 바닥 슬래브가 하중을 단독 지지하면서 1차 붕괴가 유발됐고, 건물 아래로 연속 붕괴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조위가 붕괴한 건축물에서 채취한 콘크리트의 강도를 시험한 결과, 17개 층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중 15개층의 콘크리트가 설계기준강도의 85%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콘크리트 강도 부족은 건축물의 안전성 저하로 이어진다.
공사 관리 측면에서도 부실이 발견됐다. 사조위는 “시공 과정을 확인하고 붕괴위험을 차단해야 할 감리자의 역할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공사 감리 시 관계전문기술자와 업무협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건축법 시행령 제91조의 3에 규정돼있는 건축심의 조건부 이행사항 미준수에 해당한다. 감리자가 발주기관에 제출한 서류와 다른 검측 체크리스트를 사용해 사고 원인이었던 콘크리트 가벽에 대한 구조안전성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규용 사조위 위원장(충남대 교수)은 “최종 보고서는 지금까지 분석된 조사 결과 등을 정리하고 세부 사항을 보완해 약 3주 후 국토부에 제출하겠다”며 “조사 결과가 붕괴사고의 원인 규명 뿐 아니라 유사사고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위법사항에 대해 관계 기관에 조치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김영국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재발방지대책도 조속히 마련해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