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정부가 주택 투자를 규제하자 부동산 간접 투자 상품인 리츠(REITs)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적은 돈으로 우량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데다, 증시에 상장된 경우 현금화도 수월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비대면 생활 방식이 확산하며 물동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물류 관련 리츠가 각광을 받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7개였던 국내 증시 상장 리츠는 이달 18개로 늘었다. 전체 리츠의 시가총액 역시 2년 전 3조원 수준에서 지금은 7조원대로 불었다. 리츠란 개인 투자자들이 자본금을 출자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이 부동산에 투자해 운영 수익 및 매각 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상품이다.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리츠가 특히 주목을 받는다. 코로나 확산으로 공산품은 물론, 신선 식품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물류센터 확보에 나선 영향이다.
◇ 온라인 쇼핑시대 맞아 물류센터 투자 리츠 뜨는 중… ESR켄달스퀘어 리츠, 자산 2조 롯데리츠 성장세도 가팔라 주목
국내 물류센터 리츠 중 가장 자산 규모가 큰 곳은 글로벌 부동산 투자 기업 ESR그룹의 ‘ESR켄달스퀘어 리츠’다. 2020년 상장 당시부터 이미 11개의 물류센터를 갖고 있었으며 지금은 18개를 보유 및 운영하고 있다. 보유 자산 2조3000억원, 시가총액 1조5000억원으로 물류를 포함한 국내 모든 상장 리츠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극소수 전문가와 자산가들만의 틈새 투자처였던 물류센터를 대중에게 널리 알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그룹의 자산 유동화 채널인 롯데리츠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에만 백화점, 마트, 물류센터 등 총 14개 점포를 신규 자산으로 편입하면서 설립 2년 만에 자산 규모 2조3000억원을 달성했다.
한편, ESR켄달스퀘어 리츠는 국내 리츠 중 최초로 유럽부동산협회와 전미리츠협회가 공동 작성하는 ‘FTSE 글로벌 리츠 전문지수’에 이달 편입됐다. ESR켄달스퀘어 리츠 관계자는 “FTSE는 세계 주요 기관 투자가들이 지표로 삼는 지수여서 대규모 글로벌 투자 자금이 유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SR켄달스퀘어 리츠는 다음 달 5일 삼성증권 주관 행사(K-REITs Corporate Day)에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요 상품을 소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