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뉴시스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 시장 침체로 집값이 하락하면서 주택 구매력과 관련한 지수들도 소폭 개선되기 시작했다.

30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의 연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17.6(중위값 기준)으로 집계됐다. 중위 소득 가구가 17년7개월간 급여 등의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서울 내 중간가격의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2019년 1분기 12.9였던 서울의 PIR은 집값 급등으로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12월 19.0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올 들어 금리 인상으로 집값이 주춤하면서 올해 1분기 18.4로 떨어졌다. 금리 인상 속도가 더욱 가팔라진 2분기에도 17.6으로 하락했다. 전세가격도 내리면서 서울의 소득 대비 전세가격 비율(J-PIR) 역시 올해 3월 9.8에서 6월에는 9.4로 떨어졌다.

그러나 집값 하락에도 대출 이자가 뛰면서 여전히 서울에서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아파트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올해 2분기 서울 주택구입잠재력지수(KB-HOI)는 2.8로 집계됐다. 이 지표는 중위소득 가구가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살 때 소득, 자산 등 적정 경제능력 한도 내로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 재고량을 의미한다. 중산층 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빚을 내서 살 수 있는 서울 아파트 물량이 하위 2.8% 수준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2.6)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크게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중산층이 구입 가능한 서울 아파트 재고량은 올해 2분기 기준 3만8649채로 직전 분기(3만6856채)보다 1793채 늘어나는데 그쳤다. 2년 전(21만311채)과 비교하면 17만채가 증발한 것이다. 금리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주택 대출 이자부담이 커져 중산층 구매 여력을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은행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5%로 2013년 1분기(4.07%) 이후 9년 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