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에 나선 무주택자 숫자가 9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80%로 완화하는 정책을 도입했지만,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매수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13일 대한민국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생애 첫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매수자는 2만20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 1월(1만5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월평균 5만6856명에 달했던 생애 첫 주택 매수자는 올해 1월 3만521명으로 하락했고, 8월에는 2만5000명선까지 떨어졌다. 이어 지난달에는 2만명을 겨우 턱걸이로 넘은 것이다. 특히 생애 첫 매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20·30 생애 첫 매수자는 1만871명으로 전년(2만1824명) 대비 반토막이 났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 한해서 LTV 80% 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누구나 주택 소재 지역·주택 가격에 상관없이 LTV 상한을 80%까지 적용하고, 대출한도도 최대 6억원으로 늘렸다. 이에 규제 지역이 많은 수도권이 LTV 80% 완화 정책의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됐으나,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로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의 생애 첫 매수자가 작년 9월 824명에서 올해 72명으로 1년새 91.3% 급감했다. 이어 서울(-62.7%), 전남(-62.4%), 충남(-54.2%), 충북(-49.9%), 경기(-49.1%)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