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현대건설을 제치고 사업비 1조5000억원대 한남4구역 재개발 공사를 따냈다. 삼성물산은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교회에서 열린 한남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원 투표에서 참석자 1026명 중 675명(65.8%)의 선택을 받아 이 구역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335표(32.7%)를 얻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개표 직후 “한남4구역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차별적인 제안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16만여㎡ 일대를 재개발해 아파트 51동(棟) 2331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전 조합원에게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아파트를 설계하고, 조합원 분담금 상환 기간을 최대 4년간 유예해주거나 공사비 인상분을 선반영해 314억원을 자체 부담하는 등의 조건을 내세워 표심 잡기에 성공했다. 삼성물산이 제안한 총 공사비는 1조5695억원으로, 3.3㎡당 비용은 940만원에 육박한다. 단지 이름으로는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제안했다.
이번 수주로 삼성물산은 서울 강북권에서 ‘대어급’ 정비 사업으로 꼽히는 한남뉴타운 재개발에 처음 진출했다. 한남뉴타운 재개발은 5개 구역으로 나눠 추진돼 왔다. 한남4구역은 한남뉴타운 가운데서도 입지가 좋은 곳으로 손꼽혔다. 특히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한남뉴타운 구역 내 사업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2구역은 대우건설, 3구역은 현대건설이 수주했고, 5구역은 아직 시공사가 결정되지 않았다. 1구역은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