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전체 아파트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이 확대 시행되면서 가파르게 치솟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토허제 해제 후 아파트 매수 수요가 몰렸던 잠실이 속한 송파구는 1년 1개월 만에 아파트 값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24일 기준)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0.11% 상승했다. 오름세는 계속됐지만 일주일 전(0.25%)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절반 이하로 꺾였다. 부동산원은 “급하게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수요가 생기고, 당장 집을 사는 것보다는 시장을 지켜보겠다는 심리가 확대되면서 서울의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토허제 규제가 적용된 강남 3구에서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송파구 아파트 값은 이주일 전 0.79% 상승에서 이번 주엔 0.03% 하락으로 바뀌었다. 송파구 아파트 매매 가격이 내린 것은 작년 2월 첫주 이후 처음이다. 서울 25구(區) 중 아파트 값이 내린 곳은 송파구뿐이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토허제 해제 후 한 달 정도 과열 조짐을 보였던 잠실 일대에서 실망 매물이 나오며 호가가 많이 내렸다”고 했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가족 간 증여로 보이는 기존 거래가보다 30%가량 내린 직거래 계약이 몇 건 체결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일주일 새 강남구는 0.83%에서 0.36%로, 서초구는 0.69%에서 0.28%로 상승 폭이 줄었다. 용산구(0.18%)도 상승세가 눈에 띄게 꺾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매수세가 옮겨가는 ‘풍선 효과’가 우려되는 지역으로 꼽혔던 마포구(0.21%), 성동구(0.35%), 동작구(0.17%), 광진구(0.15%) 같은 지역도 줄줄이 상승 폭이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 상승세가 꺾이면서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은 0.03% 오르는 데 그쳤다. 경기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보합(0.00%)을 나타냈고, 인천은 0.07% 내리며 하락 폭이 커졌다. 서울 강남권과 버금갈 정도로 아파트값이 급등하던 과천(0.55%)도 2주 연속 상승 폭이 줄었다. 지방 아파트는 일주일 전과 마찬가지로 0.04% 내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6% 올라 일주일 전(0.07%)보다 소폭 축소됐다. 서울의 경우 역세권과 대단지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체결되고 있으나 입주 물량 영향이 있는 일부 지역과 구축 단지에서 가격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부동산원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