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엔터·쇼핑·기업 몰린 고덕비즈밸리
강남까지 25분…1만1400명 출퇴근 시대 연다
[땅집고] 지난 18일 낮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비즈밸리. 지상 20층짜리 오피스 빌딩 1층에 저가(低價) 커피를 파는 테이크아웃 매장 5곳이 나란히 붙어있었다. 가게마다 키오스크 앞엔 20~30대 직장인들이 커피를 사기 위해 삼삼오오 줄을 섰다. 점심 식사 시간에 고덕비즈밸리 내 오피스 빌딩 식당과 카페는 젊은 직장인들로 빈 좌석을 찾기 힘들었다. 조형수 전원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건물 1층에 카페가 많은데 손님들로 항상 꽉 찬다"며 "예비 창업주들 사이에 입소문이 돌아서 오피스 거래도 활발하고 상업시설도 공실이 없다"고 했다.
최근 고덕비즈밸리에 둥지를 트는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우수한 강남 접근성과 한강뷰를 앞세워 서울 동부권의 뉴 비즈니스 중심지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 지난해부터 아주디자인그룹·휴네시온 등 18개 기업이 입주했고JYP엔터테인먼트, 쿠쿠전자 등 9개 기업이 추가로 사옥 이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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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150여 곳까지 입주를 마치면 상주 근로자만 1만14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고덕비즈밸리 개발이 끝나면 이미 조성한 첨단업무지구 등과 함께 서울 동부권의 자족기능을 갖춘 대표적 경제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했다.
■“27개 기업 입주…상주 근로자만 1만1400명 넘을듯”
강동구에는 고덕동과 강일동 일대에 이른바 트라이앵글 비즈니스 벨트가 구축되고 있다. 북쪽 한강변에는 고덕비즈밸리, 남쪽 상일IC 일대에는 강동첨단업무지구와 강동일반산업단지가 순차적으로 개발 중이다. 세 곳의 개발 면적을 합치면 36만6189㎡(11만966평)에 달한다.
강동첨단업무지구가 가장 먼저 개발됐다. 2005년 시작해 2015년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삼성물산·세스코·희림 등 40여 개 기업이 입주를 마쳤다.
첨단업무단지 맞은편 강동일반산업단지(7만8144㎡)는 토지보상을 마치고, 올해 부지 조성 공사에 들어간다. 2026년 준공이 목표다. 건설·플랜트 중심에서 벗어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고덕비즈밸리는 개발 면적이 23만4523㎡(7만1067평)로 강동구 3대 업무지구 중 가장 넓다. 신(新) 주거타운으로 떠오른 강동구 상일·고덕동 북쪽, 미니 신도시로 개발한 고덕강일택지지구 서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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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정보기술)·보안·디자인·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에서 최초로 이케아가 들어서고, JYP엔터테인먼트도 사옥을 옮기기로 결정해 눈길을 끈다. JYP는 고덕비즈밸리 내 유통판매시설용지 1만675㎡를 약 755억원에 샀다. 박진영 JYP대표는 유튜브에 출연해 “(새 사옥 부지로)큰 평지를 찾기가 힘들었는데 마침 좋은 땅이 나왔고 우리가 입찰에서 당첨됐다”고 했다.
■“강남 접근성과 한강뷰 좋아…동부권 랜드마크 될 것”
고덕비즈밸리에는 현재 18개 기업이 입주했고, 올해 5개 기업이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케아를 비롯해 영화관·쇼핑몰 등으로 구성된 오피스·상업 복합시설인 ‘강동 아이파크 더리버’도 최근 준공했다. 상업시설엔 쇼핑·문화·스포츠 등 다양한 업종의 브랜드가 임차를 마쳐 서울 동남권 랜드마크 시설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고덕비즈밸리에 입주한 A사 관계자는 “마곡지구 이전도 고려했지만 도로망이나 강남 접근성을 감안해 고덕동을 택했다”며 “개발을 다 마무리하면 향후 부동산 미래 가치도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피스 평균 임대료는 1평(약 3.3㎡)당 약 12만원으로 서울 평균 수준인데 향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덕비즈밸리는 올림픽대로와 세종~포천고속도로, 수도권제1순환도로를 모두 끼고 있을 만큼 도로망이 우수하다. 고덕동과 경기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 고덕토평대교도 올해 개통했다. 강남구 삼성역에서 차를 타고 25분이면 도착한다. 고덕비즈밸리 초입엔 지하철 9호선 샘터공원역이 2028년 개통한다.
강동구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마을버스 2개 노선을 새로 편성했다. 강동 아이파크 더리버 개장으로 이케아 오픈런(인파가 몰리는 현상) 대란에 대비해 교통대책 TF회의도 개최해 대응에 나섰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강남이 가까운데다 한강이 보이는 업무지구는 희소하다"며 "고덕비즈밸리에는 빅데이터·IT 기반 업종과 JYP엔터테인먼트와 연계한 기업·크리에이터 중심으로 이전하는 곳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