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대전 카이스트(KAIST) 본원에서 열린 사이배슬론(cybathlon) 2020 국제대회에서 김병욱 선수가 보행 보조용 로봇 슈트를 착용하고 장애물을 통과하고 있다. 사이배슬론은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겨루는 국제대회다. 지난 2016년 첫 대회가 개최된 후 올해 5월 스위스에서 2회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일정이 9월에서 11월로 두 차례 변경되는 등 난항을 겪다 출전팀이 속한 각 국에서 개별 경기장을 설치해 분산 개최하는 방식으로 대회 규정이 변경됐다. /신현종 기자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 착용형(웨어러블) 로봇 부문에 출전한 한국인 김병욱(47) 선수가 1위를 차지했다. 함께 출전한 이주현(20·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 선수는 3위에 올랐다. 카이스트 공경철 교수팀(당시 김병욱 선수 출전)은 2016년 첫 대회에 출전해 3위를 기록한 적 있다.

◇카이스트팀, 웨어러블 로봇부문에서 1, 3위 차지

사이배슬론 대회 주최 측은 15일(한국 시각) 사이배슬론 대회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선수는 최고 기록 3분47초로 1위를 차지했다. 스위스팀이 2위(4분40초), 이주현 선수가 3위(5분51초)를 기록했다. 미국팀은 6분51초로 4위였다. 김병욱 선수는 “로봇이 좋아서 편안하게 탔다”라며 “대한민국 로봇이 세계 최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이배슬론

김병욱 선수는 “4년 전 동메달의 아쉬움을 이번 대회 금메달로 깨끗하게 풀어냈다”라며 “공경철 교수님과 여러 연구진이 있었기에 오늘의 결과가 가능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주현 선수는 “순위권에 들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동메달을 따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동안 보고 배운 연구진의 열정을 마음에 교훈으로 간직하고 앞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카이스트에서 열린 대회에 김병욱 선수와 이주현 선수가 출전했다. 10분 내로 6개의 장애물을 통과해, 가장 높은 점수와 짧은 기록을 낸 선수가 우승하게 된다. 앉았다 일어서서 책상 위의 컵 정리하기, 지그재그로 걷기, 울퉁불퉁한 험지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경사로 위로 올라가 문 닫고 내려오기 등의 임무다. 한 선수당 3번 도전해 최고 기록으로 평가 받았다.

두 선수는 출전한 착용형(웨어러블) 로봇 부문에서 8국 12명 선수와 경쟁했다. 이들은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와 영남대 연구진 등이 공동으로 개발한 ‘워크온슈트4’를 입고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다. 공 교수팀은 지난 2월 두 사람을 대표 선수로 선발해 9개월간 대회를 준비해왔다.

◇로봇 자전거 출전한 한국팀은 5위

한편, 사이배슬론 로봇 자전거 부분에 출전한 중앙대 기계공학과 신동준 교수팀은 5위를 기록했다.

올해 두 번째 열린 사이배슬론 대회는 지난 5월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두 차례 연기됐고, 결국 각 나라에서 경기 영상을 찍어 주최 측에 보내면 심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