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단백질의 변형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생의학연구소 연구진은 CPEB4 단백질 변형이 자폐증과 연관 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4일 밝혔다. 앞서 자폐증의 20%는 유전적인 이유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80%에 해당하는 자폐증은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앞선 연구에서 자폐증 환자의 CPEB4 단백질에 마이크로엑손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마이크로엑손은 신경 단백질의 기능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자 서열이다. 이번에 연구진은 자폐 환자의 CPEB4는 마이크로엑손이 결여돼 신경세포 발달과 기능에 필수적인 단백질 생산에 영향을 주고, 자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의 작은 변형이 신경세포 발달에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며 “이를 활용해 새로운 자폐 치료법을 개발하는 길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CPEB4가 응집체를 형성해 단백질 생산에 필요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저장하고 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 착안해 자폐와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건강한 사람의 CPEB4는 mRNA 활성화와 비활성화 상태로 조절해 신경 발달에 필요한 단백질을 생성하는데, 자폐 환자의 CPEB4는 마이크로엑손이 결여돼 이와 같은 조절 작용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연구진은 마이크로엑손 서열을 세포에 주입해 자폐 환자의 CPEB4 단백질 기능을 회복하는 치료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실제 치료법을 개발하기까지는 광범위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