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와 테크 업계에서는 AI를 고도화 정도에 따라 흔히 3단계로 나눈다. ‘제한적 인공지능(ANI)’ ‘범용 인공지능(AGI)’ ‘초인공지능(ASI)’이다.
약(弱)인공지능으로도 부르는 ANI는 특정 임무 수행에 특화된 AI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AI 모델이 여기에 속한다. 바둑 AI나 코딩 AI, 번역 AI뿐 아니라 오픈AI의 챗GPT와 구글의 제미나이 등도 ANI로 분류된다. 챗GPT는 텍스트로 된 질문을 이해하고 응답하는 분야에 특화된 것으로 본다. 이런 작업은 사전에 학습한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고, 인간처럼 다양한 심층 추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이와 달리 AGI는 사전 학습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존하지 않고도 새로운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는 AI다. 인간 수준의 일반 지능으로 논리력과 창의적 추론 능력을 갖춘 경우를 말한다. 추론 능력이 향상된 오픈AI의 최신 모델 o1(오원) 등은 ANI에서 AGI로 이행하는 단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류 궁극의 발명’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ASI는 인간을 뛰어넘는 지적 능력을 갖춘 AI를 의미한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개선하는 능력이 탁월해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복잡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 가능한 것이다. AI 간의 자발적 소통이 가능해 인류가 전유물로 여겨온 ‘집단 지성’도 구현할 수 있다. 이를 낙관하는 이들은 ASI가 인간을 대신해 불치병과 기후 위기 등 거대 난제들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통제 불가능한 ASI가 인류 최대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다만 ASI는 물론이고 AGI도 아직 기술적으로는 구현되지 않았다.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토론토대 제프리 힌턴 교수와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가 우려하는 ‘초지능’은 AGI를 뛰어넘어 일반적인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ASI에 가까운 단계를 지칭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