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 무대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유전체 분석 기업 ‘일루미나’, 의료센터 ‘메이요 클리닉’, 임상 시험 기관 ‘아이큐비아’ 관계자들과 등장해 협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사들의 기술에 AI(인공지능)를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젠슨 황은 “AI의 추론과 계획·실행 능력은 의료 분야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기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빅테크들이 경쟁적으로 의료 AI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 의료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8조원에서 10년 후엔 약 891조로 20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이런 가능성을 내다보고 의료 연구와 임상 개발, 새로운 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되는 AI를 3년 전 출시한 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대규모 언어 모델(LLM) 제미나이를 의료 분야에 특화한 ‘메드 제미나이’를 공개했다. 메드 제미나이는 CT, 엑스레이 사진, 초음파 데이터, 심전도 결과 등을 학습해 방사선 촬영 영상을 분석하거나, 유전적 위험성을 예측한다. 이 AI가 흉부 사진을 분석하도록 한 뒤, 결과를 현직 의사들에게 평가하도록 했더니 응답자 72%가 ‘AI 분석이 의사와 동등 또는 우수하다’고 했다.
아마존은 건강관리 부문 자회사를 통해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진료 기록을 요약하고 분류하는 AI를 개발했다. 아마존은 이 AI를 이용한 의사들이 행정 업무에 쏟는 시간을 40% 이상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의료·헬스케어 AI를 출시했다. 간호사를 위한 자동 문서화 AI와 의료 영상 분석 AI 등이다. MS는 진단에 필요한 의료 정보를 찾아주고 처방 등을 제시하는 AI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