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opher Auger-Dominguez

앵무새<사진>는 사람의 말을 곧잘 흉내 낸다. 하지만 앵무새가 어떻게 인간처럼 발성하는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미국 연구진이 앵무새 뇌의 특정 영역이 언어를 제어하는 인간의 신경 영역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미국 뉴욕대 랭곤의료센터 연구팀은 사람 말을 잘 흉내 내는 사랑앵무(잉꼬)가 소리를 낼 때 뇌 활동을 기록·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사랑앵무의 수천 개의 꾸밈음과 울음소리를 녹음했고, 뇌에 장치를 넣어 노래를 관장하는 영역이 어떻게 활성화되는지 분석했다. 그리고 앵무새와 비슷하게 복잡한 발성을 하는 금화조(zebra finch)의 뇌 활동과 비교했다. 금화조 역시 앵무새처럼 다른 소리를 모방할 수는 있지만, 사람의 말은 흉내 내지 못한다.

분석 결과, 사랑앵무와 금화조는 발성을 할 때 서로 다른 뇌의 영역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화조는 노래를 배울 때 10만 번 이상의 연습을 통해 뇌가 고정된 활동 패턴을 만들어 발성을 한다. 복잡한 노래를 배우고 반복하지만, 배운 것을 변경하거나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능력이 제한되는 것이다. 반면 사랑앵무는 발성기관인 울대가 뇌의 노래 관장 영역과 연결돼 다양한 발성을 했다. 이 영역의 신경 세포가 앵무새가 내는 소리의 유형에 따라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인간과 앵무새가 비슷한 뇌 활동 패턴으로 복잡한 소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향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앵무새의 울음소리와 지저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앵무새의 뇌에서 언어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이해하면 사람들의 특정 의사소통 장애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