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의 손도끼. /뉴시스
네안데르탈인의 손도끼. /뉴시스

현생인류의 사촌 뻘인 네안데르탈인들이 유럽과 중동 지역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살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석기 도구가 발견됐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호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미국이 동시에 참가한 고고학자 팀은 지난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 고고학팀은 티베트 고원 헝돤 산맥 남쪽에 있는 윈난성 룽탄 유적지에서 중기 구석기 시대(Middle Paleolithic) 것으로 보이는 석기도구 약 3500개를 발굴했다. 중기 구석기 시대는 약 4만~30만년 전까지 이어지는 인류 진화에서 중요한 시기다.

중국 윈난성 유적지에서 발굴된 석기. 네안데르탈인이 살던 시대의 특징을 보여주는 돌긁개 등이 있다. 연구팀은 "동아시아의 진화적 지형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새롭게 하는 발견"이라고 했다.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연구팀은 특히 이 유적지에서 “크고 두꺼운 돌긁개 5개가 발견됐는데, 이는 유럽이나 중동에서 주로 발굴됐던 중기 구석기 시대 석기의 특징 중 하나”라고 했다. 이 긁개는 날카로운 비대칭 형태로 ‘키나(Quina) 유형’이라고도 불린다. 보통 고기를 자르거나 가죽을 벗길 때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연구팀이 이 석기를 분석했을 때, 동물 뼈, 사슴 뿔, 나무, 가죽, 고기 등을 가공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또한 석기에 남아있는 꽃가루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이 지역은 당시 소나무 숲과 작은 호수가 있는 산림 초원 지대였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유럽의 중기 구석기 유적지과도 유사한 환경이다.

연구 논문의 공동 제1저자인 루안 치쥔 윈난성 고고학 연구소 고인류학과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에 발굴한 석기를 통해 동아시아의 고대 모습을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다”면서 “약 4만~30만년 전 중국에서 네안데르탈인이 살았거나 혹은 알려지지 않은 인류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또한 시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