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주에서 위성 충돌 파편 등 3000개 이상의 우주 쓰레기가 추가로 생겼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구 궤도 주위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의 양이 매년 급증해 충돌 위험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럽우주국(ESA)은 이달 초 공개한 ‘우주 환경 보고서 2025’에서 “지난해 우주에서 발생한 총 11건의 사고를 계기로 3000개 이상의 우주 쓰레기가 추가로 생겼다”며 “위성이나 발사체의 수명이 다했을 때 이를 궤도에서 제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ESA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약 4만개의 우주 물체가 미 국방부 ‘우주 감시 네트워크(SSN)’로 추적·관리되고 있다. SSN이 추적 중인 우주 물체에는 정상 작동 중인 위성 등은 물론이고 고장난 위성이나 파편 등 우주 쓰레기도 포함된다. 2020년에 2만5000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60%가량 급증한 것이다.
SSN이 포착하는 우주 쓰레기가 대체로 규모가 큰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많은 우주 쓰레기가 궤도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SA는 크기가 대략 10㎝ 이상인 우주 쓰레기가 약 5만4000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다 작은 1~10㎝ 크기 물체는 12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관측 장비로 추적되지 않는 우주 쓰레기가 훨씬 많은 것이다. 우주 쓰레기는 1㎝만 넘어도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지구 궤도로 쏘아 올린 위성의 수는 약 2만1320개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현재도 작동 중인 위성은 약 1만1200개다. 나머지 절반가량은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면서 소각됐거나, 고장 난 우주 쓰레기로 궤도에 남아 다른 위성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타링크처럼 지구 저궤도에 다량의 통신위성을 올리면서 우주 쓰레기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미 항공우주국(NASA)은 상공 2000㎞ 이하의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린 위성을 임무 종료 후 25년 안에 회수하도록 하는 ‘25년 규칙’을 1995년에 세웠고, 이는 2008년 유엔(UN)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1000㎏ 미만의 소형 위성의 25년 규칙 준수율은 84%로 높아졌는데, 그 이상 대형 위성의 회수율은 52%에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ESA는 ‘5년 규칙’으로 강화한 더 엄격한 규정을 2023년에 채택했다. 이번에 ESA는 “우주 쓰레기 완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2024년에는 우주 쓰레기 수가 순증가했다”며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재앙적 충돌 수가 상당히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