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는 독일 출판사 와일리가 발행하는 세계 최상위 재료 과학 및 공학 전문 저널이다. 1989년 창간 이후 최고 수준 영향력을 유지하며 나노, 바이오 소재 등 첨단 재료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이 학술지의 부편집장으로 한국인 연구자가 최초로 임명됐다. 올해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졸업과 동시에 세계적 과학지 부편집장이 된 주소연<사진> 박사다. 주 박사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과학 저널의 전임(專任) 편집자가 되면 더 이상 개인적인 연구를 진행할 수 없어 아쉬운 면도 있다”면서도 “저널 편집자로서 연구 논문 심사를 관리하고, 학술 출판의 질을 높일 수 있어 여전히 과학 연구의 최전선에서 활동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인원 기자

일반적 학술지 편집장은 현직 교수나 연구자가 겸업하는 경우가 많지만, 세계 최상위 학술지는 전업 편집자를 두고 있다. 예컨대 세계 3대 학술지로 꼽는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이 전업 편집자를 고용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한국에도 전업 학술지 편집자가 소수 있지만, 주 박사처럼 졸업과 동시에 국제 학술지의 부편집장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주 박사는 “대학원생일 때 다양한 분야와 학제 간 연구에 활발하게 참여했다”며 “이를 계기로 연구자들이 소통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에 더욱 흥미를 느껴 이번 진로를 정했다”고 했다.

전업 편집자는 학술지에 실을 논문 심사 및 편집 과정을 관리하는 동시에 연구자들과 소통해 학술지에 피드백을 전달하기도 한다. 주 부편집장은 “학회에 참석해 연구자들과 만나고, 좋은 논문을 끌어오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며 “국내 학술 행사도 참석해 연구자들과 교류한다”고 했다.

주 박사는 “한국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많은 논문을 게재하는 주요 국가로 꼽힌다”며 “이번에 부편집장으로 임용된 것은 한국 과학계가 국제 학술 무대에서 점점 더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널 편집자는 더 넓은 분야의 우수한 연구 결과를 누구보다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한국 연구자들의 국제 교류를 활성화하고, 한국 연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