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강남구의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에서 ‘2024 서울테크밋업 연말 네트워킹 행사’가 열렸다. SBA(서울경제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혁신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들의 모임이다. 기술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의 얘기를 들었다.
◇레이저로 모은 데이터, 입체지도로 탄생
첫번째로 만난 기업은 모빌테크다. 김재승 모빌테크 대표는 “자율 주행, 스마트 시티 등에 상용화할 수 있는 라이다와 맵핑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발사하고 그 빛이 반사돼 돌아오는 것을 받아 거리를 측정함으로써 주변의 모습을 그려내는 장치를 말한다. 모빌테크는 센서 융합 기술을 기반으로 항공·지상 등 다양한 센서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융합·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감형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 서비스를 구현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세계의 공간·물체·데이터를 디지털 환경에서 정확하게 복제해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이 있으면 차량 통제를 하지 않아도 도로 변형을 연구할 수 있고, 생산을 멈추지 않아도 공장의 제조 공정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연구할 수 있다.
김 대표는 2023년부터 서울테크밋업 협의체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서울테크밋업의 중동 진출 전략 세미나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공공기관 등 해외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SBA와 함께 성장할 좋은 기업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언제까지고 일본 장비에 의존할 순 없다
메디인테크는 2015년 정부출연연구소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시작된 내시경 국산화 과제의 성과를 기반으로,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전 세계 내시경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올림푸스, 후지필름 등 일본계 기업에 맞서 전동화 내시경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메디인테크 이치원 대표는 “기존 기계식 작동 방식은 시술 시간이 길어져 의사에게 피로감을 줄 뿐만 아니라 30%에 달하는 오진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메디인테크의 전동화 내시경은 조작부의 무게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의사가 검진과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오진율은 5%로 낮출 수 있다”고 했다. 또 “자동 조정이나 안전 기능, 고해상도 시각화를 도와주는 AI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의료진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인테크는 산학연뿐만 아니라 ‘병’(병원)과의 협력이 필수인 기업이다. 이 대표는 “소화기내시경학회, 위·대장 내시경학회 등 전국에 안 다닌 학회가 없다”며 “의료진들을 만나면 ‘언제까지고 일본 장비에 의존할 순 없다’며 애국심에도 호소하면서 협업을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메디인테크의 전동화 내시경은 현재 2세대까지 개발돼 있다. 2024년 1월 2세대 기기의 2등급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를 창업 이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현재 메디인테크의 전동화 내시경은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올림푸스사의 내시경과 동등성 입증을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양산이다. 이 대표는 “양산을 어떻게 할지, 제품이 만들어지면 어떻게 팔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서울테크밋업 협의체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하며 다양한 기업들과 정보를 교류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콘텐츠는 서울경제진흥원(SBA)과 공동으로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