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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모이시죠.”

BBQ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 연구실. 동료를 불러 모으는 이강민(40) 차장의 목소리에 연구원 20여명이 한데 모인다. 테이블 위에는 각양각색 치킨과 다양한 메뉴가 펼쳐져 있다. 각 연구원이 조리법을 개발중인 신메뉴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BBQ는 각 분야의 전문가인 석박사로 구성된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식문화와 식품과학, 기술을 치킨과 접목하기 위한 융복합 연구를 한다.

이강민 BBQ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 연구원과 그가 개발한 BBQ 핫베이크닭다리, 핫베이크윙. /제네시스BBQ

7월 출시해 배달앱 주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핫베이크 윙’은 이 차장 손에서 탄생했다. 이 차장은 호텔 요리사 출신이다. 10년간 그랜드워커힐서울과 쉐라톤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전통한식 셰프로 일했다. 2019년 제네시스BBQ로 이직해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는 메뉴를 개발중이다. 지금까지 100여개 메뉴가 그의 손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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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장을 만나 핫베이크 윙 개발기와 파인 다이닝 셰프에서 메뉴 개발자로 전직한 이유를 들었다.

◇5성 호텔 조리사에서 대중 식품 개발자로

대학에서 호텔조리학, 조리산업경영학을 공부한 이 차장은 2007년 그랜드워커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국빈행사 등 청와대 행사 전담 조리사로도 일했다.

이강민 차장이 호텔 셰프로 근무했을 때 모습. /본인 제공

2018년 파인 다이닝 셰프에서 대중 메뉴 개발자로 전향했다. 샘표식품에 1년 정도 있다가 2019년 제네시스BBQ로 이직했다. “호텔 셰프는 영광스러운 자리이지만 VIP라는 특정인을 위한 요리만 오래 하다보니, 대중을 위한 요리를 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프랜차이즈라면 꿈을 이룰 수 있겠다 싶어서 제네시스BBQ로 이직했습니다. 저는 치킨도 한식이라고 생각해요. 한식조리사로서 충분히 접점이 있었죠.”

BBQ 입사 후, 한달 만에 수원왕갈비 통닭을 모티브로 한 신메뉴 ‘극한왕갈비치킨’ 만들었다. “신메뉴를 만들 땐 트렌드도 잘 타야 하는데요. 당시 한창 영화 ‘극한직업’이 흥행했어요. 한식조리사로서 자신 있는 메뉴 중 하나가 갈비였어요. 갈비양념과 치킨도 충분히 잘 어울릴 것 같더라고요. 조리법을 완성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지금도 인기 있는 메뉴이죠.”

신 메뉴 조리법을 연구 중인 이강민 차장. /본인 제공

이 차장은 치킨 메뉴만 개발하는 건 아니다. BBQ 산하 다양한 외식 브랜드 메뉴를 연구하고 만든다. 이자카야 토리메로(전 와타미), 옛날 통닭을 떠올리게 하는 파더스치킨이 대표적이다.

2021년 BBQ가 하와이에서 1호점을 낼 때 메뉴를 현지화하고 정착시키는 등 초기 작업도 이 차장이 도맡았다. “하와이에는 도계장이 없어서 미국 본토에서 하와이로 냉동닭을 공수해서 황금올리브치킨을 만드는 게 저의 과제였습니다. 처음엔 ‘이게 될까’ 싶었는데 결국엔 현지에서도 황금올리브치킨 맛을 구현해낼 수 있었죠.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섬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BBQ는 바로 다음해 하와이에 2호점을 냈다.

◇이스탄불풍 신개념 치킨구이
이강민 차장이 개발해 7월에 출시한 BBQ 핫베이크윙. /BBQ

BBQ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은 이 차장 같은 셰프 출신을 비롯해 대다수 식품공학 석박사로 구성돼있다. 셰프 출신으로서 메뉴를 개발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오퍼레이션’이다. “말하자면 ‘매장에서 다루기 얼마나 쉬우냐’입니다. 맛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BBQ 매장 사장님 입장에서 팔고 싶은 메뉴인지를 고민해야 하죠. 단순히 조리법에서 끝나는 건 아닙니다. 어떤 환경에서든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따져봐야 하죠.”

신메뉴를 개발할 때 배달여건도 고려하는 이유다. “음식을 만들고 일부러 10~15분 후에 먹어본다든가, 배달통 안에서 심하게 흔들리는 경우의 수까지 고려해요. 음식이 식었을 때, 남겼다가 다시 먹을 때 고객이 어떻게 재조리를 하면 맛있을지도 생각합니다.”

핫베이크닭다리와 핫베이크윙. /BBQ

‘핫베이크윙’은 BBQ가 구운 치킨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개발한 메뉴다. “BBQ는 프라이드치킨에서 ‘황금올리브치킨’이라는 대표메뉴가 있습니다. 이 시장에선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니 굽는 치킨 시장도 확장할 때였죠. 굽는 치킨 선호가 높아지고 있었고요. 또 전기오븐을 이용해 많은 양을 만들 수 있는 메뉴를 고안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매장이 매출을 올리기 위한 여러가지 전략도 함께 고민해야 해요.”

2023년 2월 개발을 시작해 1년 반에 걸쳐 심혈을 기울였다. 이 차장은 연구 중이던 튀르키예 소스를 활용해 핫베이크윙 소스를 완성했다. “요거트를 넣어서 튀르키예풍을 살리고 부드러운 맛을 구현했습니다. 다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튀르키예 향신료는 넣지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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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눈으로 먼저 먹는 것인만큼,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장치도 넣었다. “일부러 홍고추 입자가 보이도록 만들고 그릴 자국도 새겼어요. 은은한 불맛도 납니다.”

아이디어는 금방 나왔지만, 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공장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조리법만 완성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저희 본사에서 매장으로 기본 재료들을 보내기 때문에, 대량 생산할 공장을 찾아야 해요. 재료 원가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하다보니 출시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요.”

이강민 차장이 최근 개발한 떡볶이 메뉴. /이강민 차장 제공

7월 출시 후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대만 등에서도 반응이 좋다. “아직 해외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건 아닌데, 미국과 대만 바이어들이 맛보더니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현지화하기 위해 수출 논의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11월 출시한 떡볶이도 이 차장이 개발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황금올리브치킨과의 궁합을 염두에 뒀다. “흔하디 흔한 떡볶이이지만, 호텔 조리와 메뉴 개발 경력 16년을 모두 합해 모든 걸 쏟아부었어요. 떡볶이 국물이 황금올리브치킨을 찍어 먹었을 때 가장 맛있는 농도와 맵기예요.”

◇제대로 ‘맛’보기 위한 자기관리
이강민 차장과 동료 연구원들이 가상의 배달 상황을 만들고 난 후, 떡볶이를 먹어보고 있다. /본인 제공

BBQ의 메뉴 개발자는 한 명이 적게는 5개에서 많게는 20개 메뉴를 동시에 연구한다. 조리법을 개발하다 잠깐 멈추는 경우도 있고, 여러 연구원이 함께 만드는 메뉴도 있어서다. 실험 조리한 메뉴를 맛보고 개선할 점을 찾는 ‘관능 평가’는 매일 한다. 오감(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을 이용해 개발 의도가 잘 구현됐는지 평가하는 과정이다.

체중, 체력관리에 누구보다 신경 쓴다. 메뉴 개발자로서, 관능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매일 음식을 맛보는 게 일이니 자기관리를 소홀히 하면 금세 살이 찐다. 고교 시절 스노보드 선수였던 경험을 살려 골프, 자전거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긴다.

이강민 차장이 자전거를 즐기는 모습. 종일 조리법을 연구하고 먹어보는 직업이기 때문에 몸 관리를 철저히 한다. /본인 제공

“제 나름대로 매일 지키는 철칙이 있습니다. 집에서 회사까지 편도로 2시간이 걸려요. 굉장히 긴 시간이라 허투루 쓸 수가 없어요. 출퇴근 시간은 자기계발하는 데 씁니다. 자격증 공부를 하거나, 요즘 트렌드를 파악하고요. 점심시간에는 20분 밥 먹고 40분간 유산소 운동을 합니다. 주말에는 근력운동을 하고요. 9살 난 쌍둥이 아빠라서 시간을 쪼개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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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개발자로서 ‘열린 마음’을 강조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가 가장 무서운 말인 것 같아요. 뭐든 색안경을 끼고 보면 더이상 발전적인 이야기를 못 하거든요. 저도 제 경험이 마치 진리인 것처럼 생각하지 않도록 노력해요. 뭐든 일단 해보면 과정은 어려워도 충분히 재밌고 새로운 결괏값이 나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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