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아이디어로 창업을 꿈꾸는 여러분에게 본보기가 될 ‘창업 노트 훔쳐보기’를 연재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본 콘텐츠는 광고성 내용을 담고 있으며, 온라인몰 판매 가격에는 몰 운영 등을 위한 판매 수수료가 포함돼 있습니다.
엄마는 강하다. 위기가 닥치면 더 강해진다. 미라지식품 남은옥(59) 고문도 그랬다. 남 고문은 1983년 경기도 시흥시에 식당을 열었다. 보증금도 없이 집주인에게 사정사정해 겨우 얻은 자리였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야 했던 시절이다.
그 와중에 아픈 아들은 남 고문의 속을 태웠다. 집이 병원인지 병원이 집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때 아들을 위해 끓인 것이 ‘추어탕’이었다. 징그러워 만지지도 못했던 미꾸라지를 손수 손질해 아이에게 먹였더니 밥도 잘 못 먹던 아이가 한두 달 새 입맛을 되찾았다. 이 일을 계기로 남 고문은 ‘추어탕’ 단일 메뉴로 식당을 개편했다. 현재 공식 온라인몰에서 최저가 공동구매 행사를 하고 있다.
시흥의 소문난 맛집으로 시작한 ‘남가네 설악추어탕’은 어느덧 전국에 70여 개의 점포를 낸 프랜차이즈가 됐다. 최근에는 가정에서 먹을 수 있는 간편식도 내놨다. 그 옆에는 남 고문 본인보다 더 그를 믿어주는 든든한 파트너가 있었다. 남 고문을 만나 추어탕처럼 녹진한 그의 인생을 들었다.
◇40년 명맥 이어온 추어탕
남가네 설악추어탕은 우리나라 대표 추어탕 전문 프랜차이즈다. 핵심 재료인 미꾸라지는 전라북도 정읍시의 전문 양식장에서 기른 미꾸라지를 사용한다. 여기에 국내산 무청 시래기를 넣는다. 균일한 맛의 추어탕을 간편식으로 만들었다. 고온·고압 멸균 처리를 거쳐 실온 보관이 가능하다. 냉장고 자리를 차지할 걱정이 없다.
모든 제조 과정은 식품안전관리인증인 해썹(HACCP) 인증시설에서 이뤄진다. 원료부터 포장까지 모든 과정에서 꼼꼼한 품질 관리를 한다는 뜻이다. 한 봉지에 450g이다. 조리 방법도 간단하다. 뚝배기나 냄비에 내용물을 부은 후 5분간 끓이기만 하면 된다. 그릇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끓는 물에 팩째로 중탕하는 방법도 있다.
◇국내 최초 추어탕 프랜차이즈 탄생기
남 고문은 1983년 경기 시흥시의 한 골프장 옆에 처음으로 식당을 열었다. 종잣돈도 없이 맨몸으로 뛰어든 장사였다. 비빔밥을 비롯해 다양한 한식 메뉴를 구성했지만 손님들은 늘 한 가지 메뉴만 찾았다. ‘추어탕’이었다. 다른 메뉴는 과감히 지웠다. ‘남가네 설악추어탕’의 시작이다.
- 왜 유독 추어탕이 인기였나요.
“아들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 때문이었나 봐요. 아들이 병치레가 잦았는데 추어탕을 먹이면서부터 점차 건강을 회복했거든요. 새벽 4시부터 재료를 손질하고 아침 일찍 식당 문을 열었습니다. 손님 한 명이라도 더 받고 싶어서요. 그렇게 악착같이 추어탕을 끓여 딸 하나 아들 둘을 키워냈습니다. 아이들에겐 식당이 집이자 놀이터였어요. 단골 손님들이 무릎에 앉혀놓고 식사하기도 했죠.”
- 프랜차이즈로 확장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추어탕 단일 메뉴로 하고부터 손님이 빠르게 늘었어요. 1990년 이후엔 가게 앞에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였죠. 그 무렵 한 신사가 찾아와 추어탕 한 그릇을 맛있게 드시더니 프랜차이즈를 해보자더군요. 그분이 현재 투다리를 운영하시는 김진학 회장님이에요. 처음엔 거절했습니다. 이미 손님이 넘치도록 많은데 굳이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았거든요.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아픈 아들을 위해 추어탕을 만들었다고 했더니, ‘그 건강한 음식을 여기에서만 먹을 수 있게 하는 건 너무 야박하지 않냐’고 하시더군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죠.”
- 1호점에서 만들던 맛을 그대로 구현했나요.
“레시피를 정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동안 장사하면서 정확히 계량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가령 추어탕 한 솥을 끓일 때 ‘고춧가루 몇 국자, 시래기 한 양푼이’ 이런 단위로 하던 것을 하나하나 다 숫자로 확인해야 했습니다. 재료비도 만만찮게 들었어요. 미꾸라지는 민물고기라 금방 썩는데요. 활미꾸라지를 사 오더라도 상하는 부분이 있어 꼭 골라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상한 부분이 섞이면 맛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죠. 대용량으로 만들어보고 버리고 다시 만드는 작업을 1년 넘게 하면서 맛을 잡았습니다.”
- 남가네 설악추어탕은 몇 호점까지 생겼나요.
“2000년대 후반 150개까지 늘었어요. 2010년을 지나면서 점포 수가 확 줄었습니다. 매장이 줄기 시작하니까 위기감이 확 느껴졌어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후죽순 생겼던 매장을 잘 관리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요식업 경험이 없거나 창업에 큰 뜻이 없는데 ‘장사 잘된다’는 말만 듣고 뛰어든 점주도 있었죠. 그 시기를 기점으로 오랫동안 함께 할 정예 멤버들만 남았다고 생각하면 꼭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간편식의 탄생
2015년 미라지식품은 김 회장의 아들인 김준택(45) 대표가 이어받았다. 김 대표는 추어탕을 제조·유통하는 미라지식품과 유통·판매하는 원더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21년 인천 서구에 추어탕 생산을 위한 새 공장을 세웠다. 약 1652㎡(약 500평)의 부지에 3층짜리 건물이 들어섰다. 생산·물류·사무 등을 담당하는 직원이 총 39명이다. 전북 정읍에서 연간 300t(톤)씩 들여오는 활 미꾸라지 원물로 추어탕을 만든다.
- 신공장이 필요했던 이유가 있나요.
“2019년에 미국 한인 마트에 추어탕 3만봉을 수출한 적이 있어요. 가정에서 먹을 수 있도록 간편식으로 만든 제품이었죠. 그러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또 빨간 불이 들어왔습니다. 위기를 다시 기회로 바꿔야 할 타이밍이었어요. 그때 김 대표님이 가정용 간편식 제품을 국내에 유통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브랜드 홍보도 되고, 생산성도 높여서 점포에 공급하는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말이 충분히 설득력 있었죠.”
- 공장에서는 추어탕을 어떻게 만드나요.
“먼저 원물 활미꾸라지에 소금을 뿌려서 해감을 합니다. 하얀 거품을 걷어내고 깨끗하게 세척한 다음 40분 정도 끓이면 뼈와 내장을 쉽게 제거할 수 있어요. 여기에 구수한 맛을 내는 들깻가루와 대두 가루, 비린 맛을 잡는 고추기름 그리고 비법 양념을 함께 넣고 다시 푹 끓이면 완성입니다.”
- 매장으로 유통되는 추어탕과 가정용 간편식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가정용 간편식은 상온 즉석식품이라 멸균기에서 120℃ 이상 고온·고압 처리를 하는 작업이 필요한데요. 그 과정에서 시래기가 다 물러져 식감이 사라지는 문제가 있었어요.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 시래기를 최대한 마지막 단계에 넣는 것으로 순서를 바꿨습니다. 매장용은 냉장 처리해 생산 직후 바로 유통하고 있어요.” 현재 공식 온라인몰에서 최저가 공동구매 행사를 하고 있다.
◇영양제처럼 챙겨 먹는 보양식
우여곡절 끝에 개발한 남가네 설악추어탕 간편식은 미라지식품·원더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매장 납품용과 가정용의 판매량은 5:5 비율로 각각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OEM 매출까지 더하면 연매출은 150억원을 넘는다. 간편식의 하루 생산량은 약 6000팩이다. 2024년 한 해에만 약 300만팩을 판매했다.
- 작년부터 현업에 복귀했다고요.
“몸이 근질근질해서 못 견디겠더군요. 2024년 6월부터 서울 구로구에 있는 남가네 설악추어탕 개봉점을 맡아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메뉴로 화덕 생선구이도 추가했어요. 2~3명의 손님이 왔을 때 시켜 먹을 수 있을 만한 사이드 메뉴가 필요하겠다고 늘 생각했거든요. 지금도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네요. 빨리 가게에 가서 손님을 맞이하고 싶어요.”
- 앞으로 이루고픈 바람이 있다면요.
“병원을 제 집처럼 들락날락했던 아들이 지금은 누구보다 건강하게 자랐어요. 추어탕이라는 보양식의 힘을 제 눈으로 확인했죠. 보양식은 복날에만 먹고 마는 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수시로 먹고 영양을 보충하면서 힘을 얻는 음식이죠. 남가네 설악추어탕은 누구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전 국민이 추어탕을 먹고 건강한 하루하루를 보내길 바라요.”
본 기사에 소개되는 제품의 가격에는 조선몰 운영 등에 필요한 판매수수료가 포함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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