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와 60대가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한 대금이 최근 2년 새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을 갖춘 30~50대가 같은 기간 20% 전후로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20대와 60대가 카드 할부에 기대서 버티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카드 등 4개 카드사의 2020년 말 기준 할부 결제 대금은 25조9570억원에 달했다. 2018년 말(21조1270억원)보다 22.9%(4조8300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일시불 결제 대금은 12조8980억원(2018년)에서 12조9110억원(2020년)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와 60대의 할부 이용이 두드러진다. 20대의 2018년 할부 결제 대금은 1조5660억원, 일시불 결제 대금은 1조770억원이었다. 그러다 작년 말엔 할부 결제 대금이 2조460억원으로 2년 동안 30.7% 늘었는데, 일시불 결제 대금은 1조150억원으로 오히려 5.8% 감소했다. 60대 할부 결제액은 2년간 무려 1조820억원(35%) 늘어난 4조1710억원을 기록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여가고 있는데도 할부 결제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할부 이자 부담을 감수하는 것은 사실상 빚을 지는 것이나 다름없는데도 빚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카드 대금을 결제하지 못해 대출 형태로 전환하는 ‘리볼빙’이 늘어나고 이 역시도 20대와 60대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대는 리볼빙 잔액이 2018년 3480억원에서 2020년 4580억원으로, 60대는 3670억원에서 448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30대 리볼빙 잔액은 1조6270억원에서 1조6160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