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의 이주열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근 2년간 기준금리가 하락하다가 금리 상승기로 전환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재테크 전략도 이에 맞춰 수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돈이 시장에 풀렸다면 금리 상승기엔 시중에 풀렸던 돈이 다시 은행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5일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50%다. 2019년 5월 1.75% 이후 2년째 금리가 하락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전문가들은 올해 10월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는 쉽게 말해 KB국민·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적용 받는 이자율이다. 은행은 이 돈을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대출해주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인상됐다는 것은 개인이나 기업이 내야 하는 대출 이자도 올라간다는 뜻이다. 보통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금리를 낮춰 중앙은행이 돈을 풀지만, 반대는 금리를 인상한다. 즉 한국은행을 비롯해 전 세계 중앙은행에서 금리 인상을 언급함은 그만큼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경기 확장기엔 고수익 펀드 관심 가져볼 만

경기가 살아나면 그동안 경기 불황으로 위기를 겪었던 기업들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하이일드(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가 주목받는 이유다.

하이일드 채권이란 정상 채권과 부실 채권 경계에 있는 고수익 채권이다. 물론 그만큼 위험도 크다. 통상 신용 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인데, 투자 원리금을 떼일 가능성이 크긴 해도 그만큼 받게 될 이자율도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경기 회복기엔 발행사의 부도 가능성이 줄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함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1년간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37개의 수익률은 14.45%로 1~7% 수준인 다른 채권형 펀드보다 높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어디까지나 위험도가 작지 않은 상품이므로 면밀히 살펴본 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손은정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개선 기대로 하이일드 채권은 채권군 안에서 투자 매력도가 가장 높다”며 “다만 기업들이 수익성을 아직 충분히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하이일드 펀드 수익률도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성 보험도 주목…만기 짧은 상품 회전식 예금 유리

최근 저축성 보험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저축성 보험은 보장성 보험보다 보험료 부담이 크지만 만기에 이자까지 얹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보험사의 저축성 보험 판매 비율은 10% 아래에 머물렀지만 작년 7월 10%를 넘긴 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 신(新)계약에서 저축성 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1월 8.2%에서 올해 3월 13.6%로 5.4%포인트 올랐다.

이는 은행 예금 금리보다 저축성 보험의 공시 이율(이자)이 최고 1.2%포인트 높아 투자 매력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저축성 보험의 공시 기준 이율과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 차는 지난해 상반기엔 0.8%포인트 수준이었는데 지난 3월엔 2.1%(공시 기준 이율)과 0.9%(정기예금 이자율)로 1.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엔 한 가지 상품에 모든 자금을 투자하지 말고 금리 인상이 될 때마다 나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금리가 오르면 예·적금 상품의 이자도 오르기 때문이다. 즉 투자 기간을 장기로 잡지 말고 단기 투자해 다음 금리 상승을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은 고정 금리 상품 금리가 오를수록 초기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불리해진다”며 “1개월이나 3개월 단위로 금리를 변경해 적용하는 회전식(금리 연동) 예금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첫째 대출 전략은 규모부터 줄이기

금리 상승기엔 대출 전략도 수정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가계 대출 금리가 현재보다 1%포인트만 올라도 전체 가계가 추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만 연간 12조원에 육박한다. 그러다 보니 최대한 대출 규모를 줄여 금리 인상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예금은 금리 상승기에 고정 금리가 불리하지만, 대출은 반대다. 고정 금리를 적용받게 되면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대출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통상 고정 금리는 변동 금리보다 이자가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3년 이내에 대출금을 모두 갚을 계획이라면 변동 금리를, 3년 이상 장기 대출일 경우엔 고정 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