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주식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18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ETF 등이 주도하면서 해외 주식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2%에 달해 국내 주식 ETF(2%)의 6배였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 전기차 SOLACTIVE’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1%로 해외 주식 ETF 중에서 가장 높았고, 전체 ETF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최근 순자산이 1조654억원까지 불어나면서 해외 주식 ETF 중에서 처음으로 순자산 1조원을 넘어서는 기록도 세웠다.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6453억원)한 ETF였는데, 이런 인기 덕에 빠르게 성장했다.

◇인기·수익률 1등, 중국 전기차 ETF

TIGER 차이나 전기차 SOLACTIVE는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배터리 업체 등 전기차 공급망(밸류체인)에 포함되는 중국 기업 전반에 투자하는 ETF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중국의 아직 낮은 자동차 보급률,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등을 고려하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는 꾸준히 늘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한 앞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확대될 것이고, 관련 기업의 성과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해외 주식 ETF 중 1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2~4위 ETF도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다. TIGER 미국 테크 TOP10 INDXX(12.5%), TIGER 글로벌 클라우드컴퓨팅 INDXX(11.2%), TIGER 글로벌 BBIG 액티브(10.2%) 등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신산업·기술 기업에 투자해서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에 따른 미국 정부의 돈줄 조이기 전망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올랐고, 이로 인해 기술주 주가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테크주에 투자하는 ETF들의 수익률도 개선됐다. 5위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미국 나스닥100(9.7%)이다.

이런 해외 주식 ETF는 연금 계좌를 통해 거래하면 세제상의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서혜민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팅팀 세무사는 “국내에 상장된 해외 투자 ETF를 일반 계좌에서 매매하면 차익에 대해서 15.4% 배당소득세가 과세된다”며 “연금저축 계좌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 해외 투자 ETF를 매매하면 운용하는 기간에는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운용 수익 등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지만 세율이 3.3~5.5%로 낮은 편이다.

◇국내 주식 ETF는 바이오·코스닥

국내 주식 ETF 중에서도 1개월 수익률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TIGER 의료기기 ETF가 16.5%로 1위고, 2위는 TIGER KRX 인터넷 K-뉴딜 ETF(12.8%)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의료기기 ETF는 고령화 심화에 따라 의료 장비·서비스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도 수익률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TIGER KRX 인터넷 K-뉴딜 ETF 역시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이 추진될 때 좋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ETF”라고 했다.

1개월 수익률 3위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코스닥150 선물 레버리지 ETF(9.6%)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코스닥150 선물 레버리지 ETF도 1개월 수익률 5~8위에 올라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코스닥150 선물 레버리지 ETF는 코스닥150 지수의 일별 상승률 2배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ETF로 코스닥 지수가 연중 신고가를 경신하는 좋은 흐름을 보여주면서 최근 수익률도 양호했다”고 했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전략실장은 “코스닥150 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종목 중에는 바이오가 많아서 최근 부진했던 해당 섹터가 회복될 때 추가적인 상승세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바이오 산업에 대한 전망도 나쁘지 않다. 국내 주식 ETF 1개월 수익률 4위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바이오 ETF(9.4%)였다. 삼성자산운용은 “코로나19로 인해 바이오 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 내에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 중”이라며 “하반기에도 진단키트 등에 대한 수요 증가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1개월 수익률 9위는 KODE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ETF였다. 국내 정보·통신(IT), 게임,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투자하는 이 ETF는 최근 카카오·네이버 등 인터넷 플랫폼 기업,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게임 기업의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1개월 수익률이 9%로 좋은 편이었다. 연초 후 수익률도 35.2%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 ETF에 대해 “향후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 확장과 순차적인 오프라인 공연 재개 등으로 하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수익률 10위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 게임 K-뉴딜 ETF(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