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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리츠는 작년보다 34개 늘어난 316개, 총자산(AUM)은 72조1000억원이었다. 2001년 리츠가 국내에 도입된 지 20년 만에 리츠 수 300개, 총자산 70조원을 넘어섰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는 다수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각 차익을 받는 투자를 말한다.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 대형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나눠 갖는다.

상장 리츠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8년 말 5개에서 올해에만 5개가 신규 상장하며 18개가 됐다. 아직 한국 리츠 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4%에 불과하다. 미국(6.7%)·캐나다(3.3%)·일본(2.9%) 등 선진국 대비 미미해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주요 리츠들을 담은 한국거래소 ‘리츠인프라·우선주 혼합지수’는 연초 대비 14.8% 상승해 코스피(2.3%)보다 일곱 배 가까이 수익률이 높았다. 올해 리츠 배당을 받으려면 28일 장 마감 전까지 투자를 끝내야 자격이 생긴다.

◇K리츠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5.8%

리츠는 기본적으로 장기 보유에 따른 배당을 노리는 종목이다. 총 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하는 상법상 주식회사다.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무조건 주주들에게 배당해야 한다. 주가가 떨어져도 배당을 일정하게 줘 오히려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은 높아지는 경우가 많아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평가된다. KB증권은 “상장 리츠는 4~6%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꾸준히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올해 삼성증권이 추정한 우리나라 상장 리츠의 연환산 평균 배당수익률은 5.8%였다. 일본 리츠를 J리츠로 불러 한국 리츠는 통상 K리츠(K-REITs)로도 불린다. 개별 종목으로는 코람코에너지리츠(7.6%)·제이알글로벌리츠(7.1%)·이리츠코크렙(6.3%) 등의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NH올원리츠·디앤디플랫폼리츠 등 올 하반기 상장한 리츠들도 첫해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일본·싱가포르·미국 등 상장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3~4%대”라며 “한국 리츠는 임대 수익의 안정성, 국토교통부의 심사와 인허가 절차 등으로 코로나에도 배당이 훼손되지 않고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정부의 리츠 활성화 대책에 따라, 상장 리츠를 사서 3년 보유하면 배당 소득에 대해 9% 저율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증권사에 개별적으로 신청해야 하며,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

다만, 리츠는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주가가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은 낮아 유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배당 이익보다 주가 하락 폭이 더 커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임차인의 임차료 지급 능력이 악화되고 공실률이 상승하면 리츠 배당 이익이 줄 수도 있다.

◇금리 인상기 중소형 리츠 불리할 수도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면 자산 규모가 작은 리츠의 경우 수익에 제한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상장 리츠들은 부동산 등 자산을 새로 편입할 때 LTV(주택담보대출비율) 한도 내 대출이나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한다. 금리가 오르면 금융 비용이 증가해 수익률이 떨어지고, 자산 편입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자산 규모가 통상 1조원 이하인 중소형 리츠의 경우 자금 조달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규 자산 편입 시 대형 리츠에 비해 중소형 리츠 자금 조달 비용이 더 커져 배당을 적게 주고 이에 따라 대형·중소형 리츠 간 자산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부채 만기가 닥치거나, 신규 자산 편입을 계획, 상장을 추진하는 리츠에도 금리 인상은 달갑지 않다. 올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한국은행은 내년에도 올릴 것이 유력하다.

반면 대형 리츠는 자산 규모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신용 등급을 통해 자금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고, 높아진 주가를 활용해 유상증자를 진행할 수 있어 금리 인상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투는 코람코에너지리츠·ESR켄달스퀘어리츠 등을 추천했다.

오히려 금리 인상이 리츠 시장에 기회라는 반론도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임대료 인상과 차입 조달 다변화로 상장 리츠의 배당금이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