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폭락으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 충격을 준 루나가 ‘루나2′로 지난달 28일 다시 돌아왔지만 2주도 안 된 사이 가격이 9분의 1토막으로 추락했다.
9일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루나2′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1.96달러에 거래됐다. 12일 전 루나2가 상장됐을 때 가격인 17.8달러와 비교하면 89% 떨어졌다.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기존 루나는 지난달 10일 자매 코인이자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가 기준 가격인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가치가 99.99% 폭락했다. 테라폼랩스가 짜놓은 알고리즘과는 반대로 투자자들이 움직이자 이 알고리즘은 순식간에 루나와 테라 가격을 동시에 폭락시키는 ‘죽음의 소용돌이’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5개 가상화폐 거래소를 비롯한 전 세계 거래소들이 루나와 테라를 상장폐지하기도 했다. 테라폼랩스는 루나2를 발행해 재기를 노렸지만 루나2 가격이 급락하면서 뜻을 이루기 어렵게 됐다. 상장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루나2가 기존 루나와 테라를 대량 보유한 ‘고래(코인을 대량 보유한 큰손)’의 손실 만회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인 권도형은 루나2를 상장하면서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이용자 질문에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권씨의 소재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국내에서는 루나 투자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권씨를 사기 등 혐의로 잇따라 고소한 상태다. 또 국내 거래소들이 공동으로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에 나서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미국 뉴욕주 금융서비스부(DFS)는 제2의 루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 발행 업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나섰다. CNBC에 따르면 8일(현지 시각) DFS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가상화폐 사업자들에게 지급준비금을 쌓아두고 매월 회계감사를 받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