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31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UAE 투자유치 후속조치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이달 중순 세계 투자시장의 ‘큰손’인 아랍에미리트(UAE) 국부 펀드들이 한국을 찾아 투자처를 물색하고 돌아갔다. 주요 관심 분야는 2차전지·바이오·농업 기술 등이었다. 지난 1월 한국·UAE 대통령은 UAE가 한국에 300억달러(약 40조원)를 투자하는 방안에 합의했고, 그 일환으로 UAE 투자 사절단이 방한한 것이다.

29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16일 기획재정부가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아랍에미리트·한국 소버린 투자 파트너십 포럼’에 UAE의 무바달라와 아부다비투자청(ADIA)·아부다비개발지주회사(ADQ)·아부다비투자위원회(ADIC) 등 투자 기관 4곳이 참여했다.

무바달라는 이번 투자 협정에서 UAE를 대표해 투자를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맡은 국부 펀드다. 세계적으로 2840억달러(약 380조원)의 자금을 운용한다. 영국 한 대학의 실험실에까지 투자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관들은 한국의 에너지와 정보 통신 기술·농업 기술·생명공학·항공우주·K컬처 등 6분야를 우선 투자 대상으로 삼았고, 약 20억달러(2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이는 UAE가 중국에 약속한 총투자액(50억달러)의 4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러시아에 대한 투자액(10억달러)과 비교하면 2배나 많다. UAE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합의한 300억달러까지 단계적으로 실행에 옮긴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번에 한국 기업, 기관 40여 곳도 접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사이언스·카카오헬스케어·CJ·하림·한진·카카오엔터프라이즈·국민연금공단·한국투자공사(KIC) 등이 나섰고, 일부는 1대1로 협의했다. 16일엔 주요 증권사 대표들과 만났고, 미래에셋자산운용·IMM인베스트먼트 등 투자사도 면담했다.

기재부와 한국 측 실무 책임 기관인 산업은행은 지난 3월 UAE에서 투자 대상을 조율하기도 했다. 정부는 다음 달 투자협력위원회를 열어 그간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투자할 만한 대상을 적극적으로 UAE 측에 알려준다는 방침”이라며 “투자 판단은 UAE 측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