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강원 상업은행 동우회장과 유중근 한일은행 동우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동우회(同友會) 통합 추진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른 시일 내에 조직을 합치기로 합의했다.
우리은행은 1999년 옛 상업은행과 옛 한일은행이 통합해 출범했다. 하지만 26년이 지난 지금껏 동우회는 상업, 한일 등 처음 입행한 출신을 따져 가입했다. 두 동우회는 2002년부터 우리은행이 통합 공개 채용으로 직원을 선발했어도 계속 몸집을 불렸다. 각각 출신 직원이 지점장급으로 승진하면 가입비를 받고 회원으로 등록시켰다. 현재 상업은행 동우회는 2900여 명, 한일은행 동우회는 3300여 명의 회원에 달한다. 사무실도 서로 다른 건물에 두고, 경조사를 챙기고 친목을 도모했다. 그런데 새해엔 두 동우회를 해산해 통합 우리은행 동우회가 되기로 한 것이다.
국내 4대 은행 중 KB국민은행(국민+주택), 하나은행(하나+외환), 신한은행(신한+조흥) 등 나머지 3곳은 1990년~2000년대 구조조정으로 통폐합된 후 동우회도 통합했다. 일부는 옛 은행 동우회를 뒀지만, 더는 신규 회원을 받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산하도록 했다.
하지만 유독 우리은행만 그동안 동우회 통합이 이뤄지지 못한 데는 상업, 한일 간 뿌리 깊은 계파 문화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임원 인사 때면 대체로 상업, 한일 출신을 절반씩 배정하고, 은행장도 상업, 한일 출신이 돌아가면서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적재적소에 맞는 인사가 어려웠고, 은행 발전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2023년 경제 관료 출신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하면서 동우회 통합이 급물살을 탔다. 임 회장은 역대 은행장들을 만나 계파 문제를 없애기 위해 동우회 통합을 도와달라고 했고, 각 동우회도 꾸준히 설득했다. 다만 아직 통합 우리은행 동우회장은 누가 맡을지, 어떤 식으로 선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격적인 통합 작업을 하면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