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작년 12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5%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통화국 중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에 전 세계적으로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쳐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작년 11월말 1394.7원에서 12월말 1472.5원으로 뛰었다.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원화 가치 하락을 뜻한다. 작년 12월 기준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은 -5.3%로 계산됐다.

20개 주요국 통화 중에 원화보다 가치가 더 크게 떨어진 것은 전쟁 중인 러시아밖에 없었다. 같은 기간 달러화 대비 러시아 루블화 환율은 106.5루블에서 113.7루블로 뛰며 가치 절하율이 -6.4%로 집계 됐다. 하지만 달러화 지수(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6개 통화인 ▲ 유럽연합(EU) 유로화 -2.1% ▲ 일본 엔화 -4.7% ▲ 영국 파운드화 -1.7% ▲ 캐나다 달러화 -2.6% ▲ 스웨덴 크로나화 -1.6% ▲ 스위스 프랑화 -2.9%는 모두 원화보다 하락폭이 적었다.

주요 통화를 세계은행 기준 경제 규모 30위권 국가로 넓혀보더라도 ▲ 중국 위안화 -0.8% ▲ 인도 루피화 -1.3% ▲ 브라질 헤알화 -3.3% ▲ 멕시코 페소화 -2.2% ▲ 호주 달러화 -4.4% ▲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1.8% ▲ 튀르키예 리라화 -1.9% 등으로 원화보다 절하율이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