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간편결제에 밀려 빠르게 줄어들었던 체크카드가 다시 늘고 있다. 해외 여행 특화 카드인 트래블카드 인기에 더해,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신용카드 대신 씀씀이를 자제할 수 있는 체크카드를 택한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현대·삼성·롯데·우리·하나 등 7개 카드사의 작년 9월 말 체크카드 발급은 약 6265만개로 집계됐다. 2023년 말(6125만개)보다 140만개 증가한 것이다. 누적 체크카드 발급은 2020년 말 약 6575만개에서, 2021년말 6265만개, 2022년말 6127만개로 각각 310만개, 138만개 줄었는데, 작년에 크게 증가했다. 체크카드 이용액도 늘었다. 작년 3분기(7~9월) 누적 사용액은 82조9685억원으로 전년 동기(81조552억원)보다 1조9133억원 증가했다.
앞서 체크카드가 줄었던 것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같은 간편결제와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체크카드는 은행계좌에서 돈이 바로 빠져나가는 구조인데, 간편결제도 은행계좌에 연결해 돈을 충전해 사용해서 구조가 엇비슷해 경쟁 관계였던 것이다.
최근 체크카드 발급이 다시 늘어난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여행 특화카드인 트래블카드가 인기를 끈 것을 주 요인으로 꼽는다. 실제 신규 체크카드 발급이 크게 늘어난 카드사들은 주로 트래블카드 영업을 강화했던 곳들이다. 작년 9월까지 신한카드가 새로 발행한 체크카드가 65만개, 하나카드가 45만9000개 등이다.
또 체크카드는 계좌에 돈이 있어야 쓸 수 있기 때문에 씀씀이를 통제할 수 있고 세액공제 등의 혜택이 많기 때문에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쓰는 젊은 ‘요노(YONO·You Only Need One)’족이 늘면서 인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카드의 경우 체크카드 발급자 중 20대가 26%, 30대가 24.2%로 2030세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2030세대들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수요 비중이 높았고, 하나은행 급여 통장과 연계한 ‘달달하나 체크카드’ 등 직장인 수요가 높은 카드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