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첫날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557.98)보다 76.86포인트(3.00%) 내린 2481.12에 장을 마쳤다./뉴시스

공매도 재개 첫날 국내 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급락했다.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발표를 앞두고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국내 증시는 2020년 3월 이후 5년 만에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돼 이차전지주와 바이오주가 폭락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혼란이 더해졌다.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 내린 2481.12에, 코스닥지수는 3.01% 내린 672.85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5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4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날 증시 하락세를 부추긴 것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6000억원가량을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음)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2000억원 넘게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세를 이끌었다.

이날 증시에선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불리는 대차 잔고가 많은 이차전지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6%대 하락한 것을 비롯해 에코프로(-12.59%), 엘앤에프(-7.57%), 포스코퓨처엠(-6.38%) 등도 폭락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 안팎의 내림세를 보이는 등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줄줄이 내림세를 보였다.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높은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을 받아 공매도에 취약한 제약·바이오 업종도 대거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34% 내렸고, 셀트리온제약(-4.72%), 셀트리온(-4.05%), HLB(-3.67%) 등도 하락했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잔고가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 “지난달 말 대비 대차잔고가 증가했거나 외국인 지분율이 상승한 종목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도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일본 대표지수인 닛케이 평균은 전 거래일보다 4.05% 내린 3만5617.56에 장을 마감했다. 도요타자동차(-3.13%),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4.62%), 히타치(-6.13%)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급락했다. 대만 자취안 지수도 4.2% 급락한 2만695.90을 기록했다. 소폭 하락세로 출발한 중화권 증시도 개장 이후 낙폭을 확대했다. 한국 시각 오후 3시 30분 기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5%가량 내린 3334선에서, 홍콩 항셍지수는 1.4%가량 내린 2만3106선에서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