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장보다 137.22p(5.57%) 내린2,328.20로 마감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트럼프가 쏘아올린 관세전쟁 치킨게임이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공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7일 서울 주식시장이 급락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57% 하락한 2328.20에, 코스닥은 5.25% 하락한 651.30에 거래를 마쳤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일본 닛케이평균은 7.76% 급락 출발해 7.83% 하락 마감했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9.7%, 홍콩 항셍지수는 13.22%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이날 항셍지수 하락폭은 2008년 금융위기 때 하루 최대 하락폭(-12.7%)을 뛰어넘는 것이다.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 발동...기록적 투매

이날 주식시장 문을 열자마자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급락하면서 한국거래소가 오전 9시 12분 부터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주식시장 프로그램매매를 5분간 제한함으로써 급변하는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관세전쟁 확전에 투심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현물 2조1000억원, 선물 1조2000억원 등 합계 약 3조3000억원의 폭탄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들은 1조7000억원에 가까운 기록적인 순매수 행진을 벌였지만, 주가를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7일 도쿄의 도쿄증권거래소에 닛케이 225 지수를 보여주는 전광판이 온통 파란색으로 덮여있다./AFP 연합뉴스

관세전쟁 개전 후 지난 3~4일 이틀간 미국 S&P500 지수가 10.6%, 나스닥 지수가 11.4% 빠진 데 이어 공포가 주말 이후 아시아 주식시장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 3~4일 뉴욕증시 시가총액은 총 6조6000억달러(약 9600조원) 줄었다.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2372조원)의 네 배 가량이 날아갔다.

◇아랑곳 않는 트럼프, “버텨라”

세계 금융시장이 관세 충격에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재차 밝히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6일(현지시각) NBC와의 인터뷰에서 증시 폭락을 ‘단기적 반응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우리는 때때로 이와 같은 단기적인 시장 반응을 얻곤 했다”며 “경기 침체를 가격에 반영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것은 경제 혁명이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끈기를 갖고 버텨라. 쉽지 않겠지만 종국적 결과는 역사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미국도 도미노 ‘블랙먼데이’

이날 아시아 폭락장은 유럽을 거쳐 미국 뉴욕증시를 재차 공포에 몰아넣을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시각으로 오후 5시30분 기준 독일 DAX -5.5%, 프랑스 CAC40 -5.2%, 이탈리아 FTSEMIB -6.53% 등 유럽 증시가 개장 초반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블랙 먼데이’를 맞았다.

같은 시각 뉴욕증시 선물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S&P500 선물은 -3.3%, 나스닥 선물은 -3.7%를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