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관세 전쟁 대피처로 여겨졌던 자산들의 가격도 폭락하고 있다.
구리, 원유 등 원자재도 가격이 급락했다. 구리는 2주 전만 해도 미국의 관세 위협으로 공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25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가격이 t당 1만 달러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4일 중국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하는 보복 관세를 예고하는 등 관세 전쟁이 격화할 우려가 커지면서 1주일 사이 가격이 10% 넘게 빠졌다. 지난 4일 거래는 t당 8830.5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4일에는 그간 안전 자산으로 여겨졌던 금값마저 3%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024.2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9% 내렸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여겨졌는데, 투자자들이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직면하자 현금 확보를 위해 안전 자산인 금까지 매도한 것이다.
비트코인의 가격도 7일 8만달러 선이 붕괴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장보다 7% 넘게 내린 7만686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는 중에도 비트코인은 8만~9만달러 선을 유지했으나 이보다 내려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시장에서 암호화폐가 이번 주에 급락하며 시장 전반에 걸쳐 위험 회피 분위기가 뚜렷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