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사모 대출 펀드가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의 카를로스 위트태커 신용·보험 부문 대표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블랙스톤의 사모 대출 펀드는 금리 인상기와 인하기 모두를 거치며 일관성과 회복 탄력성을 입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모 대출 펀드는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을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빌려주고, 이자 수익을 얻는 구조다. 연 10% 내외의 안정적인 수익률 덕분에 국내외 기관투자자는 물론 초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위트태커 대표는 블랙스톤의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 대출 펀드를 총괄 운용하고 있다. 2021년 출시된 블랙스톤 사모 대출 펀드는 2021년 12%, 2022년 3.3%, 2023년 14%, 2024년 10.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 사모 대출 펀드의 장점은?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에 투자할 경우, 언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그때 수익률이 플러스(+)일지 마이너스(-)일지 알기 어렵다. 반면 사모 대출 펀드는 투자 시점에 만기와 이자 수취 흐름이 명확하게 설정돼 있어 예측이 쉽다. 또한 기업 담보 대출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우선 상환권을 통해 투자 안정성이 높다.”
- 주로 어디에 투자하나?
“주요 투자 대상은 사모펀드(PE)가 소유한 비상장 기업들이다. 기업공개(IPO)나 회사채 발행은 시장 상황에 따라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지만, 사모 대출은 보다 빠르고 확실하게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수요가 많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미국이라는 전체 시장의 일부에만 투자하는 것이다. 미국 기업의 10%만이 상장사이고, 90%가 비상장사다. 사모 대출 펀드에 투자하면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상장 기업들도 사모 대출 시장을 활용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블랙스톤은 작년에 캐나다 에너지 기업 EQT에 35억달러(약 5조원), 드롭박스에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투자했다.”
- 선호하는 투자 업종은 무엇인가?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비즈니스 서비스 업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이 업종들은 반복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이익률이 높으며, 자본적 지출(CAPEX)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 투자자가 주식 종목을 고를 때도 이러한 기준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 사모 대출 펀드 투자 시 주요 리스크는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사모 대출의 본질적 리스크는 신용 위험(돈을 빌린 기업의 신용도가 하락하거나 부도를 내는 것)이다. 블랙스톤은 이를 피하기 위해 철저한 실사 과정을 통해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투자 전에 차주 기업의 재무 구조, 경영진 역량, 시장 내 경쟁력 등을 다각도로 평가한다. ”
- 2022년에 펀드 수익률이 다른 해와 비교해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2022년은 S&P500지수가 25% 하락하고 국채 가격도 급락한 해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블랙스톤 사모 대출 펀드가 올린 성과에 대해서는 자랑스럽다.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와 방어적 자산 특성이 제대로 발휘된 결과라고 본다.”
- 향후 경제 전망과 이에 대한 펀드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소비 심리 악화와 소비지출 둔화가 관찰되고 있으며, 기업의 투자 지출과 인수·합병(M&A) 활동도 감소하는 추세이다. 경기 침체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성장 둔화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 블랙스톤 사모 대출 펀드는 현재 600개 이상의 기업에 분산 투자하고 있고,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업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방어력을 강화했다.”
-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2022년 서울 사무소를 확장하고, 한국에서도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현재 한국 투자자들에게 사모 대출 펀드를 선보이기 위해 여러 금융 회사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