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이 사용자 간에 주고 받는 대화 내용을 해커나 외국 정부가 훔쳐보기 어렵게 만드는 종단간암호화(end-to-end encryption·E2EE) 기능을 다음주부터 시범 도입한다고 14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줌토피아 2020’ 행사를 통해 발표했다.
줌은 지난 4월 줌 사용자의 개인 정보와 화상 회의 내용 일부가 중국 내 서버를 통해 외부(중국 정부)에 유출될 수 있다는 보안 문제가 지적되면서 미국과 유럽의 주요국 정부과 기업에서 사용이 금지당하는 일을 겪었다. 줌은 이후 개인 정보 관리를 강화하고 화상 회의 참석자가 아니면 그 내용을 알 수 없도록 E2EE 기능을 도입하겠다면서 통신암호화 기술 스타트업인 ‘키베이스(Keybase)’를 지난 5월 인수했으나, 실제 이 기능이 언제 적용될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줌은 “우선 시험 서비스(테크니컬 프리뷰) 형태로 (미국 시각 기준) 다음 주부터 이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E2EE 기능의 사용 여부는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 줌은 “줌 애플리케이션으로 접속한 회의 참가자의 장치에만 저장되는 암호화 키를 사용해 회의 내용을 암호화하므로 (E2EE 기능을 활성화하면) 줌을 비롯해 회의에 참가하지 않은 제3자가 회의 고유 키에 접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이벤트로 수익 내는 기술도 제공
줌은 이날 행사에서 줌 사용자가 대중을 상대로 유·무료 가상 이벤트나 모금 행사를 주최할 수 있는 ‘온줌(OnZoom)’ 기능도 발표했다. 최근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온라인 콘서트 행사처럼, 유료 접속권(티켓)을 구매하면 행사 라이브 동영상이나 이벤트 형식의 화상 회의, 스타와의 만남 등에 접속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기반기술)을 줌을 통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돈을 내고 받는 결제 기능도 기본으로 들어간다. 줌은 “줌 사용자가 이벤트를 검색해 참가할 수 있고, 티켓 선물하기 기능도 제공한다”면서 “바로 오늘(14일)부터 미국 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공개 시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줌은 이날 “현재 자사 서비스를 통해 연간 3조회가 넘는 회의가 열리고 있고, 일간 회의 참가자가 3억명 이상에 이른다고”도 발표했다. 이밖에 기업이 줌을 이용해 자기 회사를 위한 맞춤형 화상회의 서비스를 구축(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SDK(개발도구)를 제공하고, 줌과 함께 다양한 업무용 앱을 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잽스’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회의 주최자가 회의를 위한 맞춤 배경(테마)를 설정하는 ‘몰입형 배경’을 도입하고, 화이트 보드 기능과 웨비나(Webinar) 기능, 비대면협업 기능 등을 대폭 개선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