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 앱장터인 구글플레이의 앱 수수료 인상을 강행할 경우 국내 콘텐츠 산업의 연 매출 감소 규모가 2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매출 감소로 인해 1만800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25년엔 연매출 감소 5조3000억으로 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는 20일 개최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정책 확대에 따른 콘텐츠 산업의 피해 추정 및 대응방안’ 온라인 토론회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인기협은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주요 IT기업들이 속한 단체다. 구글은 내년 10월부터 구글플레이를 통해 배포되는 앱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모든 결제는 무조건 자사 시스템(인앱 결제·IAP)을 사용해야 하고, 여기에서 수수료로 30%를 떼가겠다는 방침이다. 게임 앱에 대해서만 강제 인앱 결제와 수수료 30%를 부과해 오던 것을 음악·동영상·웹툰 등 모든 앱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경영학과)는 이날 토론회에서 “올해 자료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구글의 앱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내년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 감소 규모는 2조3366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유 교수는 “모바일 콘텐츠 산업이 2016년 이후 매년 10.3%씩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수료 상승에 따른 연 매출 감소 규모는 앞으로 더 빠르게 늘어 오는 2025년에는 5조3000억원이 넘을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또 “매출 감소로 인해 1만8220명의 젊은이가 직업을 잃게 되는데, 정부 대응이 늦어질 때마다 하루 30~50명 젊은이의 꿈이 꺾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기업, 소비자 모두 피해
유 교수는 또 “앱 수수료 확대시 기업들의 영업 이익률 변화를 살펴보면 규모가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이 급감해 상대적으로 (대기업보다) 더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들이 수수료 인상에 따라 콘텐츠 가격을 평균 16.7% 인상할 경우 소비자 피해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앱 수수료 확대에 따른 피해가 대규모 모바일 콘텐츠 기업에만 국한되고 소비자와는 무관한 문제라는 기존 구글 측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웹툰·음악 같은 디지털 콘텐츠의 창작자와 소비자 역시 피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웹툰 ‘독고’를 연재한 오영석 작가는 “구글이 수수료 30%를 가져가면 콘텐츠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이는 소비자 부담으로 연결된다”며 “소비자는 결제할 작품 숫자를 줄일 것이고 결국 이는 신인 작가의 등단 기회 감소와 웹툰 시장의 왜곡·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