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캡처

“구글 패기 보세요. 한국인의 핸드폰에 ‘일본해’라고 알람 보내는 이 당당함…”

지난 19일 트위터 이용자인 한 네티즌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뜬 구글의 날씨 알람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이 같은 글을 올렸다. 문제가 된 날씨 서비스 알람은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일본해(동해로도 알려져 있음)’이라고 표기하고 있었다. 구글의 ‘일본해’ 표기 파문에 트위터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디로 항의해야하느냐”, “정말 미친 것 같다”는 이용자들의 비난이 쇄도했다.

◇구글, 자체 원칙에도 어긋난 ‘일본해’ 논란

/트위터 캡처

22일 IT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이 같은 지역명 표기 문제는 지난 10월 말부터 갑자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글의 검색앱을 실행하면 검색창 바로 밑에 날씨 탭이 표시되는데, 일부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에선 날씨 위치가 ‘일본해’로 뜨며 논란이 일었다. 구글앱의 날씨 알람을 받아보는 일부 이용자들에겐 ‘일본해’라고 쓰여져 있는 날씨 알람이 표시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표시는 구글의 자체 관례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은 국가별 이견이 있는 지역의 경우, 사용자가 접속한 국가의 표기법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예를들어 우리 나라에서 구글 지도 앱을 사용할 경우 동해는 ‘동해’로 표시되지만, 일본에서 접속할 경우엔 ‘일본해’로 표시되는 것이다. 이 원칙에 따르면 국내에 제공되는 구글 날씨 서비스는 해당 지역을 ‘동해(일본해로도 알려져 있음)’이라고 쓰는게 맞다는 것이다.

◇구글 “사실관계 파악 중”…위치 파악 기술 오류?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내부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해 표기가 단순 실수인지, 또는 지역 표기법에 대한 원칙이 바뀐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구글 내부에서 사용자 지역을 특정하는 시스템에 어떤 오류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문제의 ‘일본해’ 날씨 알람을 받은 이용자들 중에는 경남 마산 등 동해 근처가 아닌 도시에 거주하는 경우도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IT업계에선 “한국 일부 지역을 일본으로 잘못 인식하는 오류가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은 과거에도 지명 표기 문제로 여러 차례 문제가 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구글 지도에서 ‘독도’를 검색해도 아무런 내용이 뜨지 않아 논란을 빚었고, 지난 10월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구글 어스(구글의 위성 지도 서비스) 영문판을 보면 동해가 일본해로 표시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당시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했던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는 “(구글 어스 표기 관련)이게 사실이라면 막대한 실수를 한 것 같다. 당장 시정토록 하겠다”고 답변했었다. 국내에서 구글의 서비스를 접속할땐 동해를 ‘동해'로 표기해야하는데, 일본해로 표기한 것은 오류라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다만 임 전무는 동해의 표기법과 관련해서 “글로벌 회사로서 한국 정부 입장도 들어야 하고, 일본 정부 입장도 들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