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으로 집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가전 업체가 내놓은 맞춤형 가전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른바 ‘예쁜 가전’이 전체 가전 부문의 실적을 이끌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커졌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2일 “지난해 6월 출시된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 제품이 올 10월까지의 전체 냉장고 제품 판매에서 65%를 차지했다”며 “제품의 타입과 색상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가전이 가전 시장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냉장고, 인덕션, 식세기…모두 ‘비스포크'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선보인 비스포크 냉장고는 가족 구성원 수나 인테리어 수요에 따라 1·2·3·4 도어의 다양한 타입을 선택하고, 외과 소재와 색상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제품이다. 별도 공사 없이도 한국 주방 가구장에 꼭 들어 맞는 ‘키친핏’ 디자인을 적용하기도 했다. 냉장고 크기가 냉장고장 안에 쏙 들어가게 돼 돌출되는 부분이 없이 깔끔하다는 것이다.
비스포크 냉장고의 인기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이 같은 시리즈를 직화오븐·전자레인지·식기세척기·인덕션 등 품목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주방 가전을 비스포크로 통일하고 인테리어 효과를 보려는 젊은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이들 제품의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10월 국내에서 삼성전자 식기세척기와 인덕션은 매출액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0%, 130%씩 늘어났다. 작년 9월에 출시된 비스포크 직화오븐은 삼성전자 올해 하반기(10월 말 까지) 국내 직화 오븐 전체 판매 중 70%를 차지하고, 올 6월에 출시된 비스포크 식기세척기는 같은 기간 약 50%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코로나 재확산에 주춤하나
이 같은 맞춤형 가전이 인기를 끌며, 삼성전자의 가전(CE)부문은 올해 3분기 역대 최고 수준인 영업이익 1조 5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호조가 이사철·연말 특수를 통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코로나 재확산이 심각해지면서 매출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연일 확진자수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이달 27일에 지행 예정이었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다음달 4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영국·독일·이탈리아 등에서도 지난달 말부터 필수 업종을 제외한 곳에 대해선 봉쇄조치를 내린 상태다.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 업체의 생산공장이 있는 미국에서도 일일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넘어서며 생산라인이 폐쇠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가전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코로나를 겪어오며 오프라인 수요가 온라인으로 많이 옮겨갔다”며 “연말 유통행사가 차질을 빚어도 전체적인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